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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광정 교수>

 

컬럼비안 박람회 (the World Columbian Exposition -공식 명칭은 The World’s Fair: Columbian Exposition), 크리스토퍼 컬럼버스 (Christopher Columbus) 1492년 신대륙 발견 (?) 400 주년을 기념하여, 1893 5 1일부터 1030일까지 6개월간 시카고에서 개최되었던 박람회이다.

 

오늘의 주제가 이 박람회인데, 우리는 이 박람회를 관광객이 아닌 insider로 경험하기를 시도하려고 한다. 관광객적 리뷰는 주요 볼거리 (tourist attraction)를 지적해 주어 설명이 간단명료한 장점이 있는 반면에 심층 체험이 어렵다. 달리 말하면, 관광객적 리뷰는 수박 겉 핧기가 되기 쉽다.  조금이나마, (겉핧기가 아닌) 수박의 단맛을 보려면, 19세기말 미국사회에서의 시카고의 위상을 알 필요가 있다.

 

이미 살펴본 대로, 시카고는 1837년 시로 승격되어 급성장을 하다가1871년 대화재로 다운타운이 초토화되는 철퇴를 맞지만, 굴하지 않고, 불사조같은 의지로 놀라운 회복을 하면서 1889년 미국 제 2의 대도시가 되었다.  1890년 초, 연방정부가 컬럼버스 신대륙 400주년 기념 박람회를 개최한다고 발표하고, 박람회를 열 장소를 신청 받기 시작하였을 때 박람회 유치를 신청한 곳은 뉴욕, 워싱톤, 센트루이스, 그리고 시카고 등이었는데, 마지막까지 남은 곳은 뉴욕과 시카고였다. 이중에 어느 곳이 선정될 것인지는 미연방국회가 결정하게 되어 있었다.

 

당시의 미국 여론은 뉴욕과 시카고? 당연히 뉴욕! 시카고가 이제 막 제2의 대도시가 되었다고는 해도, 문화는 없고 돈 밖에 모르는 시카고가 박람회를 열겠다구? 기막혀!” 였다고 한다. 인구를 비교해 봐도, 뉴욕은 1,515,301, 시카고는 1,099,850명이어서 아주 큰 차이는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지금은 뉴욕시에 통합되어 있지만 그 당시에는 행정적으로 분리되었던 부르클린이  8십만의 인구로 4번째로 큰 도시였다. , 뉴욕의 실제적 인구는 시카고의 2배가 넘는다. 또한, 뉴욕시의 역사는 독립전쟁 훨씬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300년이 넘지만, 시카고는 겨우 53--대화재 이후부터 계산하면20--이다.  게다가, 뉴욕은 이미 1853년 크리스탈 박람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경험도 있었다.  그 당시, 뉴욕과 시카고가 각축전을 벌리는 것에 대한 신문 만평을 보면, 시카고는 문화는 완전 제로인 도시, ‘황새 (큰 도시)인 척하는 뱁새 도시,’ 모두들 정장을 하였는데, 돼지모습이 그려진 앞치마에 진주 목걸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묘사되어 있다. 시카고의 프라이드가 엄청 크게 상처를 받을 법도 하지만, 시카고 박람회 유치위원회는 이에 굴하지 않고 천만달러의 박람회 비용을 짧은 시일에 모금하는 위력을 보여주면서, 연방국회가 시카고의 손을 들어주게 만든다.  시카고에 내노라하는 인사들이 거의 모두 포함되어 있었던 박람회 유치위원회는 놀라울 정도로 한 마음이 되어 활동하였다고 한다.  그만큼 대화재 이후 재건설된 화려한 시카고를 과시하고 싶은 욕구가 컷다는 의미도 되겠지만, 박람회를 통해 그 당시 미국이 당면한 과제의 해결책을 시카고가 제시하고 싶었다고 한다.

 

19세기 후반의 미국은 본격적인 산업화로 경제 에너지가 넘치고 인구의 도시집중이 심화되고 있었고, 여러 다른 계층의 동-남유럽 이민이 대대적으로 유입되던 시기이다.  따라서, 19세기 말 미국이 당면한 과제는 어떻게 경제에너지를 잃지 않으면서도 여러 계층의 사람들이 하나의 화합된 커뮤니티를 만들어 갈 것인가였다. 이점에서, 시카고는 가장 미국적인 도시였다.  규제되지 않은 자본주의가 강력한 에너지를 분출하고 있었고, 아주 많은 이민그룹이 제 각각 다른 커뮤니티를 이루며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 시카고는 삶의 도전을 꿈꾸는 젊은이들을 끌어 들이는 마력이 있는 동시에 왕성한 퇴폐산업으로 많은 부모들이 자신의 자녀들은 가지 않았으면 하였던 도시였다.  

 

이 점은 그 당시 시카고를 묘사한 극과 극의 도시 (city of extremes)’의 내용을 간단히 살피면 더 분명해진다: 시카고는 1. 백만장자들의 도시인 동시에 서방세계에서 가장 열악한 환경의 빈민가 (slum)가 즐비한 곳; 2. 미국 금주운동의 수도이면서도 주민 200명 당 1개의 술집이 있고, 양조업이 시카고 지역산업의 2번째였던 도시; 3. 무디를 위시한 여러 복음 전도자들이 열심히 전도하는 도시이면서 24시간 경찰의 공공연한 보호를 받으며 영업하는 유흥업소가 즐비하여 세계 제 1의 퇴폐산업 (vice industry)의 도시였고; 4. 정원같이 아름다운 도시이면서도 거리에 말똥들이 널려있는 더러운 도시, 등등.

 

여하간, 박람회 운영위원회로 이름을 바꾸고, 그 당시 미국에서 조경 건축가로 가장 유명하였던 Olmstead 2차 재건설의 주역 Burnham에게 박람회의 `운영을 전권 위임한다. 박람회 장소로는 다운타운 7마일 남쪽 미시간 호변가의 잭슨 팍을 중심으로 서쪽으로 미드웨이와 워싱톤 팍에 이르는 600에이커의 땅이 선정되어 (지도참조) 이곳에 인공 연못, 시내, 다리와 숲 등을 만들고 사이 사이에 200여동의 건물과 조각품들을 배치하였다.  건물의 외형은 전통적인 클래식, 내부는 최신발명과 기술들을 총동원한 모더니즘으로 정하고 전세계의 조각가와 건축가들에게 특별 부탁을 하였고, 상업화된 최신 발명품을 공개입찰을 통해 전시하였다. 이 박람회에서 처음 선보여 유명해진 것이 훼리스 휠 (Ferris Wheel)이었다. 12,000명의 인부들이 임시 숙소에 기거하고, 전기를 밝히며 겨우내 일하는 등 2년간의 공사 끝에, 드디어 1893 5 1일 개막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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