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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역사18  (1).jpg

 

<김 신, 김광정 교수>

 

1893 10 30일은 그간 6개월 동안 미시간 호숫가의 600여 에이커에 펼쳐졌던 컬럼비안 박람회가 끝나는 날이다. 공식 폐막식은 10 28일에 이미 치뤄 졌지만, 이 마지막 날까지도 꼭 봐야 할 (a must-see)’ 컬럼비안 박람회를 행여 놓칠세라 유럽과 미국에서 인파가 모여들었다고 한다.

 

같은 날, 박람회장에서 북쪽으로7마일 떨어진 다운타운에서는 시카고 시장 카터 해리슨 (Carter Harrison, Sr.)의 장례식이 치뤄지고 있었다. 시카고 역사상 처음으로 5번 시장을 역임하며 그 당시 시카고 주민들에게 인기가 좋았던 해리슨이었던 터라, 이 장례식에도 기록적으로 많은 인파가 모여 들었다고 한다. 이미 살펴본 대로, 해리슨은 불과 며칠 전인 10 28일 저녁, 컬럼비안 박람회 공식 폐막식을 성대하게 끝내고 귀가한 자신의 집에서 시장이 자신의 직업 기회를 부당하게 막았다고 오해한 프랜더개스트 (Eugene Prendergast)에게 저격 당해 사망하였다. 해리슨의 장례식으로 인해 컬럼비안 박람회는 계획하였던 폐막식 축제를 해리슨 추도식으로 대신하며 조용히 문을 닫는다.

 

 이렇게 역사 속으로 사라진 컬럼비안 박람회는 어떤 평가를 받았을까? 박람회가 아주 효율적으로 운영되었다는 것, 그리고, 이 박람회가 미국의 장래에 대하여 심각하게 생각해 보게 하였다는데에 이의를 제기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으나, 박람회가 끼친 영향에 관하여는 긍정적 평가와 부정적 평가로 나뉘었다. 상반된 평가를  충분히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어떤 연유로 이 박람회가 일생 일대의 꼭 가봐야 할 곳으로 여겨졌는가그 이유가 오로지 새로운 발명품들과 많은 볼거리들을, 도시를 잿더미로 만든 대화재를 겪은 후 화려하게 다시 살아난 시카고란 배경에서 제공하였기 때문이었을까?” 란 질문을 해본다

 

 19세기 말 미국은, 전국적으로 산업화와 도시화가 정신없이 빠르게 진행되던 시기이다. 그리고, 산업화의 자본은 개인의 이윤 추구를 지향하는 자본가가 챙겨가고, 그 저변 노동력은 대대적으로 유입된 문화가 다른 여러 유럽 이민 그룹이 담당하였다. 달리 말하면: 힘차게 분출되는 경제적 에너지로 인해 미국이 발전이 되는 것 같긴 한데, 미국이  과연 하나의 사회로 유지될 수 있을 지 염려스럽던 시기였다그 당시 저명한 사상가 스트롱 (Josiah Strong)의 표현을 빌리면, “미국의 경제 발전이 언제 터질지 모를 다이나마이트 (social dynamite)인 것은 아닌가?” 싶던 시기이다. 산업화와 도시화 추세가 가장 적나라하게 나타난 도시가 시카고였고,  이러한 사회적 염려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겠다고 계획된 컬럼비안 박람회이었기에, 그리도 많은 인파가 몰려 들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컬럼비안 박람회에서 무엇을 보고 느꼈을까? 우선, 긍정적인 평가를 들어보자. 이 박람회는 시카고 최고의 엔지니어와 공공복지에 관심있는 사업가들이 성취한 전통과 변화,’ ‘질서와 혁신이 환상적 조합을 이룬 쾌거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좋은 환경을 마련해 주면 공공질서에 대한 인식이 없는 저소득층 근로자들도 질서정연하게 발전을 즐기는 것을 보았다.

 

부정적인 평가는 무엇일까? 컬럼비안 박람회는 범람하는 도시악 (evil)을 사회 구조 상의 문제가 아닌 개인 도덕의 문제로 부각시키며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없는 해결책을 제시하였다.  결국 이 박람회는6개월 간에 걸친 환상, 좀 심하게 말하면, 눈가리개에 그쳤을 뿐이다.

 

컬럼비안 박람회가 시카고에 끼친 경제적 영향은 무엇이었을까박람회에 처음 선보여 유명해진 페리스휠 (Ferris Wheel)때문이라는 설도 있으나, 컬럼비안 박람회는 재정적인  손해를 보지 않았다. 그러나, 1893년 초부터 미 전역에서 시작된 경제 불황이 박람회 폐막 후에는 시카고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시카고 거리에  배회하는 노숙자들이 많이 눈에 띄고, 노동자들의 파업, 데모도 빈번하여지고, 사업주들은 노동자들의 단체 행동을 무력적으로 진압한다. 한 마디로, 컬럼비안 박람회는 시카고에도 불어닥칠 수 밖에 없는 경제 불황을 6개월 지연시킨 것이었다고 보겠다.

 

박람회 때에 세워졌던200여개의 아름다운 빌딩들은 그후 어떻게 되었을까처음부터 박람회가 끝나면 없애버릴 계획이었던 빌딩들은 철거 시기에 대해 시카고시가 미적거리는 와중에 잦은 화재로 조금씩 소멸되다가, 189475일 연방 군대와 철도 파업 노동자들 간에 격렬한 충돌이 박람회 장소에서 있던 날 저녁에 일어난 큰 화재로 거의 없어진다. 한 예외가, 지금의 산업과학박물관 (Museum of Science and Industry)이다.  (사진참조그외에, 이 화재 이후에 남아있던 건물들은 댄스홀, 스케이트 링크 등으로 20세기 초까지도 사용되었다.  또한, 박람회 장소였던 잭슨 팍은 일부가 공원으로 유지되었고, 각국의 전시관이 있었던 미드웨이는 시카고 대학으로 넘겨주게 된다. 박람회 주위의 켄우드, 하이드팍의 주택 시장은 과잉 공급으로 박람회 이후에는 아주 심한 불황을 겪게 되어, 그때까지 시카고 발전에 큰 축을 담당한 시카고 최대상류층 지역 싸우스사이드 (South Side)가 이후 북부 지역 (North)이나 서부 지역(West)으로 밀려나 이동되기 시작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사족으로컬럼비안 박람회 기간동안 미국 최초의 거대 연쇄 살인이 홈스 (HH Holmes: 본명은Herman Mudgett)에 의해 잉글우드 지역에 특별히 건축된 그의 집, Murder Castle에서 일어났다물론 시카고 경찰이나 박람회 운영위원회는 전혀 모르고 있었던 일이고, 홈스도 박람회 폐막 직후에 시카고를 떠났기에 이 살인 사건이 하마터면 묻혀 버릴 뻔 하였던 일이었는데, 홈스가 1894, 5년에 펜실베니아에서 다른 살인 사기 사건으로 체포되면서 밝혀져 센세이셔날해진 사건이 있었다. 박람회 기간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이 홈스에 의해  살해되었는지는 30~200여명이라는 추산만 있을 뿐 아무도 모른다. 홈스는 1896년에 30명의 살인이 인정되어 처형 당하였다. 이 사건은, 에릭 라슨 (Erik Larson)의 소설, ‘The Devil in the White City’에서 조금 과장되어 그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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