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8.17 20:22

우울증과 자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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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섭/장의사>


제가 지난 2년 반동안 매달 한편 이상  짧은 글을 써 왔습니다. 인생의 마지막 날들을 보고 주검을 만지며 장례를 인도해야 하기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되며 깨우침을 얻고 은혜를 받습니다. 그래서 죽음이란 바위 뒤에 숨어서 구경만 할 남의 것이 아니고 각자 삶의 일부이기에 생활 속의 주제가 되도록 글을 써 왔습니다. 전하고 싶은 소재가 생기면 기쁨으로 마음을 지면 위에 남겼습니다.

그런데 7월이 다 가고 8월 중순도 내리막인데 마음만 무겁고 지난 달 에 마쳤어야 할 글을 아직도 못쓰고 있다가 이제야 하는 수 없이 시작합니다. 피해가고자 하는 제목이 나를 붙잡고 있었습니다.

 

 지난 7월 동안 많은 장례가 있었던 중 흔치 않는 두 장례가 있었습니다. 50대 중년의 미남 백인이 자신의 삶을 자기집 차고에서 종결하여 장례를 치렀습니다. 자신의 순간적인 과오로 여론 발생과 체면 때문에 그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여 삶을 마감하였다는 후문이었습니다.  다음은 우리 한인들처럼 태평양을 건너 미국에 보다 나은 삶을 찾아 이민 온 40대의 가장이 부인과 어린 아이들과 부모 친척 대 가족을 둔 채 자기집 뒷 마당에서 자진하였습니다. 이 두 분을 제가 준비시켜 드렸고 장례를 인도하였습니다. 인생을 향유하고 마감하는 자연사도 아니고 병으로 인한 병사도 아닌 스스로 생사를 결정하여 몸에 남기는 흔적을 보며 저의 마음 무거웠습니다?...... 그리고 남편을 아들을 충격 속에 사별하는 가족들과 함께 예식을 치르면서 그들의 아픔을 보았고 나누었습니다.


2년전 여름 한 분이 저를 찾아 오셨습니다. 낮인데 은근히 취기를 풍기시며 몇 가지 물으셨습니다. 자신은 시카고에 혼자다 장례는 어떻게 하면 최소의 경비로 할 수 있나? 모든 절차를 이 선생에게 맡긴다고 글을 써 놓으면 되냐 ? 등등. 그분이 가신 뒤 걱정이 되었습니다. 주고 받는 이름도 주소도 전화번호도 말씀 하시지 않으셨습니다. 며칠 동안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으나 이 후 연락이 없이 감사하였습니다.

사람들이 일생을 살면서 우울증이라는 정신적 질환을 겪는다고 합니다. 그 심각성은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모두가 이 정신앓이를 합니다. 정신이 아픈 가운데 바른 결정을 할 수가 없습니다. 매고 있는 모든 굴레를 벗어 버리고 싶어 한 결정은 그 굴레가 가족들을 더욱 아프게 평생동안 짓누르게 합니다. 3자인 장의사까지……

인터넷에 자살이란 말을 검색하면 한국의 통계가 나옵니다영어로 Suicide를 치면 미국의 통계가 나옵니다. 무시 못할 수치가 나옵니다. 다만 사회적으로 표면화 하지 않고 아주 조심스레 다루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말을 다른 낱말로 표현하도록 권장합니다. 우리 동포사회도 이와 같은 현상에서 면역되었다고는 못 합니다.

죽음이 남의 일 이기를 바라지만 내 삶의 일부이고 우울증이란 남이 앓는 병 같지만 나 역시 걸릴 수 있는 병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하겠습니다. 석가는 생즉고(삶은 고생이다)라고 가르쳤습니다. 제가 출석하는 교회에서 어느 권사님의 기도를 기억합니다. 고백하시기를 본인의 삶을 뒤돌아 보면 기쁜 날보다 어려운 날이 더욱 많았다고 하셨습니다. 성경 말씀중 야곱이 바로왕에게  ‘내 나그네 길의 세월이 일백 삼십이니이다. 나의 연세가 얼마 못되니 우리 조상의 나그네 길의 세월에 미치지 못하나 험악한 세월을 보내었나이다라고  하였습니다,


 모든 선인들의 고백을 읽으면서 그리고 나 자신의 삶을 돌아보아도 삶은 쉽지 않다는데 공감합니다. 삶은 힘들고 힘든게 삶입니다. 이것은 오고 가는 세월 속의 불변 진리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힘들지만 힘든 길 다 마치고 의의 면류관 쓰심이 아름다운 삶인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죽음은 아름다운 삶의 결정체 입니다. 우리는 삶과 죽음에 대한 각자의 견해도 일상 속에 정립하고 있어야 되겠지만 주위의 가족과 이웃들에게 마음을 나눔이 비극을 피하겠습니다.

  연락처:847-990-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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