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7.08 07:59

내가 죽거든

조회 수 137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images.jpeg


<이효섭/장의사>


안녕하세요. TGIF- Thank God It’s Friday. 입니다. 직장생활 하는 사람들은 금요일을 기다리죠. 오늘이 금요일 입니다. 이 방송을 듣는 모든 청취자들께서도 좋은 주말 보내시기 마랍니다. 오늘 이 방송시간 오 분을 어떻게 하면 도움이 될까 고민하며 이 메시지를 마련합니다.

구두장사 아들은 평생 새 구두를 신어보지 못한다고 하지요. 제가 장의사로 매일 장례를 치르지만 만약 제가 갑자기 죽으면 저의 아내나 두 아들 당황하기는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집사람 정신 없이 우는 모습 눈에 훤하고, 군 복무하기에 타지에서 소식 듣고 급히 온 큰 아이나, 가까이 사는 작은아이도 무엇을 해야 할 지 알지 못하며 무 감각상태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짧게나마 몇 자 남겨 두려 합니다.

 

내가 죽거든……

여보 당신이 나를 만나고 35년동안 고생 많았소. 만났을 땐 내가 수퍼맨처럼 멋있게 보여 연애하고 결혼했을 텐데…… 속았었네. 그때부터 지금까지 일만하고 애들 키우고 고생하네요. 이제 한 숨 돌릴 만 한데 내가 먼저 가네. 남편을 네 자로 하면 평생웬수라고 하든데평생웬수 보내고 남은 날들 애들과 손주들 보며 좋은 날들 지내고 와요.

배영아 배원아 내게 아들로 와 줘서 고맙다.  너희가 가정을 만들어 주었고 아빠의 기쁨을 가져다 주어 고맙다. 멋있는 젊은이로 장성해줘 고맙다. 너희들이 자랄 때 난 일한다고 제대로 여행 한번 못 갔고 주말 같이 놀지 못해 항상 미안하다. 원치 않으나 잠시 헤어져야 되니 너희의 삶 만족하며 살다가 다시 만나자.

나의 장례는 이렇게 하여라. 매장을 하고 관은 가장 저렴한 관으로 하여라. 그리고 묘지는 나의 할아버지와 아버지 엄마가 묻혀계신 묘지에다 안장해다오. 장례예배는 우리교회에서 드리도록 하여라. 교회에서 안된다면 할 수 없지만……발인예배는 생략하고 하관예배는 간단히 하려무나. 내가 교회에 부탁해 두께.

찬송은 지금까지 지내온 것 주의 크신 은혜라 와 사철에 봄바람 불어있고를 불러다오. 지금까지 지내온 것 이 찬송은 내가 코흘리개 때부터 할아버지가 우리가족들 모두 부르게 한 찬송이다. 그리고 사철에 봄 바람은 우리가 Des Plaines Buffalo Grove 에 집을 사서 이사 갔을 때 첫 날 우리 가족이 가정예배 때 불렀지. 지금 너희들이 있는 곳에서 잘 하고 있지만 가정을 이루고 살 때 하나님 모시고 살기를 바란다.

설교는 우리교회 목사님께서 하시겠지만 기도는 그레이스 교회 원목사님께 부탁하여라. 지난 20년 동안 마음을 나누면서 내가 가까이 모신 목사님이시다. 추모사는 너희 둘이 하고 조객 중에 나에 대하여 말씀을 나눌 분 이 계신지 물어 보아라. 조가는 찬양대에서 준비 하겠지만 만약 환송예배를 장례식장에서 한다면 찬양대 조가는 생략하고 첼로로 저높은 곳을 향하여 켜주면 좋겠다.

내가 좋아하는 성경 말씀은 이사야 43 1,2,3절이란다.

그리고 한국의 아름다운 풍습가운데 조의금이라는 것이 있다 한국에 살기 어려울 때 경비를 서로 돕는 풍습이지만 나는 필요하지 않다. 그러니 조의금은 절대 사양 하여라. 할아버지도 할머니도 그리하였다. 화환도 사양하여라. 그리고 하관 후 오신 손님들께 좋은 음식으로 대접하여라. 내가 가족과 친구들에게 마지막으로 대접하는 식사이니……

내가 너희 둘에게 한가지 부탁이 있다. 너희들이 살면서 바쁠 것이다 그리고 결혼하고 가정을 이루면 너희의 개인적인 시간은 더욱 없을 것이다. 그래도 일년에 한번은 내가 묻힌 묘지에 왔다 가라. 너희 둘 의논하여 같이 오면 더 좋겠다. 너의 증조할아버지 할아버지 할머니 우리 모두 한 곳에 있으니 너의 자식들 데리고 왔다 가기 바란다. 그기엔 너의 사촌들도 있으니 만나기를 힘써야 가족의 정도 유지 할 수 있다. 너희가 그렇게 해야 너희 아이들도 보고 배운다.

묘지에서 하관하고 흙을 덮을 때 너희들과 사촌들과 식구들이 삽으로 흙을 덮어다오. 잠시 힘들지는 모르나 이렇게 함으로 너희들이 나를 보내면서 위로를 받을 것이다.

몇 가지 알아 두어야 할 사항을 이렇게 남겨두니 도움이 될 것이다.

다시 이르지만 내가 이렇게 죽는 다는 것은 나의 영혼이 집에 돌아가는 사실이고 잠시 서로 못 본다는 것뿐이다. 여행 왔다가 집에 갔다고 생각하렴. 너희들은 아직 여행 중이고……

또 다시 만나자.

고맙다 모두 고맙다.

여보 ……

     연락처: 847-990-0847

 

 

 

 

 

 


  1. 하재원의 경제칼럼- 효과적인 저축을 위해 점검사항

  2. 장례칼럼-아십니까?

  3. 장의사의 설교

  4. 무거운 복권 한장

  5. 장의사의 사랑론

  6. 하재원의 경제칼럼-누가 진정한 돈의 노예인가?

  7. 장례상식-유대인의 장례 방법

  8. 장례상식-장례비

  9. 종교는 미국 대선의 관전 포인트

  10. 우울증과 자진

  11. 내가 죽거든

  12. The Most Admired Man: Billy Graham

  13. 장례상식-장의사의 찬송가 견해

  14. 하재원의 경제칼럼:눈에 띄지 않고 성장하는 것 – 나무, 아이들 그리고 저축

  15. 찬송가 "오 신실하신 주" : Morning by morning

  16. 경제칼럼-자영업 VS 직장생활

  17. 장례상식-장의사가 듣는 세 십자가의 밀담

  18. 이민법 칼럼-케네디와 오바마, 그리고 50년

  19. 장례상식: 양로원

  20. 시카고 시장 선거를 앞두고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Next
/ 4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