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재원의 경제칼럼-누가 진정한 돈의 노예인가?

by 관리자 posted Nov 22,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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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원 공인재정 상담가>

 

우리는 돈의 노예가 되어 사는 사람을 말할 때 흔히 구두쇠를 떠올립니다. 천정에 걸어 놓은 굴비를 밥 한술에 단 한번만 쳐다보라는 자린고비 이야기도 있고, 그보다 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찰스 디킨스가 쓴 크리마스 캐롤에 나오는 스크루지 영감도 있습니다. 이야기 속에서 이 두사람은 돈을 모을 줄만 알았지 쓸 줄은 모르는 불쌍한 사람, 또는 자신의 유익만을 추구하지 남을 돌아볼 줄 모르는 매정한 사람으로 묘사되며 돈을 주인으로 섬기는 노예처럼 묘사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 두 사람에 대한 평가는 보는 시선에 따라 조금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특히 현대와 같은 자유시장 경제 시대에서는 이 두사람을 돈의 노예로 치부하기는 어렵습니다자신의 능력과 노력으로 형성한 부를 어떻게 사용할지는 그들의 권한 이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이들은 직접적으로 타인을 위해 돈을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그 부를 축적하는 과정에서 많은 세금 납부 등을 통하여 사회에 기여했을런지도 모르는 일 입니다.

 

재정 상담가는 고객들에게 절약하는 삶을 강조합니다. 자녀를 위한 학자금을 미리 저축하고 아직 멀리 남은 은퇴생활을 위해 저축하라고 늘 강조합니다. 이렇게 절약하고 저축하는 삶을 강조하는 이유는 고객을 부자로 만들어 드리기 위함이 아니라 돈의 노예가 되지 않고 독립적인 삶을 살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현대 사회에서 진정한 노예는 재정적인 자립을 못하여 하루 하루를 돈 걱정에 매여서 사는 삶을 말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적지않은 수입이 있어도 통장에 들어왔나 싶으면 일순간 모두 빠져나가고 다시 돈 걱정에 빠지게 됩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돈 걱정에 시달리고 매월 날아드는 각종 청구서의 노예가 되어서 사는 이유의 원인은 일부 저소득층을 제외하면 과소비가 주원인입니다. 버는 돈 보다 나가는 돈이 더 많게 되면 자연히 빚은 늘어나고 이자에 이자가 더해져서 나중에는 감당할수 없게 되고 맙니다.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어 보아도 각종 페이먼트의 형태로 모두 나가고 정작 자신의 삶을 위해서는 쓸 돈이 얼마 남지 않게 됩니다.

 

일년에 8만 달러를 버는 적지 않은 수입이 있는 한 고객을 상담한 적이 있습니다. 세금과 건강보험료를 납부한뒤 매월 실제 수령하는 월급은 약 $5,500 정도 입니다. 이분은 이제 40대 초반으로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다니는 두 딸이 있습니다. 수입이 그렇게 적지 않은데도 이 분은 돈에 대한 고민이 많은데 이분의 지출 내역을 자세히 살펴보니 구조적인 모순이 있었습니다.


금액이자율월 페이먼트 이자부분
몰게지$320,0003.85%$2,480 (재산세 포함)$954
자동차 융자$29,0002.50%$591$53
크레딧 카드$15,00018.90%$450$236
홈 에쿼티$20,0003.25%$100$63
합계$384,000 $3,621$1,306


이 분의 월 수입의 약 66% $3,621 달러는 매월 빚을 갚기 위한 페이먼트로 빠져나가고 약 35% $2,000의 돈으로 생활을 하여야 하는데 이 중에서도 4대의 핸드폰과 인터넷, 전기세, 개스비등 유틸리티 비용을 제하면 그마저도 거의 남지를 않게 됩니다. 이에 더하여 식비와 아이들의 용돈 등을 제하고 나면 매월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돈은 거의 없게 됩니다. 이렇게 빠듯하게 살다보니 자동차가 고장이 나거나 아니면 경조사비등과 같은 예상치 못한 지출요인이 발생하면 할 수 없이 크레딧 카드, 또는 홈 에쿼티같은 빚을 더 지게 됩니다. 이 분에게 어떻게 이렇게 많은 빚을 지게 되었는지 여쭈어 보았더니 그 함정은 바로 싼 이자에 있었습니다. 8년전 집을 구입할 때 이자가 저렴함으로 자신의 능력보다 약 10만 달러가 더 비싼 사십오만 달러의 주택을 구입했고 1년 반 전에 자동차를 구입할때도 이자율이 싸니 좀더 고급차를 사서 더 오래 사용하라는 딜러의 권유에 못이겨 사만 달러가 넘는 고급차를 구입하였습니다. 직장 생활을 오래하고 그동안 밀린 월부금이 없었으므로 아주 좋은 Credit Record를 가지고 있는 관계로 크레딧 카드회사에서는 이분에게 6개월 무이자, 12 개월 무이자등과 같은 좋은 조건을 제시하며 새 카드 발급을 권했습니다.  처음에는 무이자 기간이 끝나면 다 갚을 요령이었으나 이런 저런 사정으로 어렵게 되자 현재와 같이 만 오천불이나 되는 크레딧 카드 빚이 생겨난 것 입니다.


현재와 같은 상태에서 이분은 아무리 노력을 한다해도 미래를 위한 저축을 하거나 돈 걱정에서 벗어나기 힘든 구조적인 모순이 있습니다. 게다가 2년뒤에는 큰 딸이 대학에 진학을 하게 된다는 또 다른 큰 지출요인이 기라리고 있습니다. 이분에게 저는 다음과 같은 조언을 드렸습니다.

 

현재 살림만 하는 부인이 파트타임같은 직장을 가질수 있는지 알아보고 현재 살고 있는 집을 팔고 자신의 형편에 맞는 집으로 Down Size할것을 권유했습니다. 2년 뒤에 큰 딸이 대학 진학을 하면 세 식구만 남게 되고 그로부터 2년 뒤면 둘째 딸마저 집을 떠나게 됨으로 지금 Down size를 하는 것이 그리 나쁜 선택이 아님을 강조하였습니다. 그리고 비싼 이자를 내는 크레딧 카드 빚은 홈에쿼티라인을 이용하여 바꾸도록 조언했습니다.


이와같은 구조 조정으로 인해 이분은 한달에 약 $1,300에 달하는 페이먼트를 줄일수 있었고 부인 또한 한달에 약 $1,200 정도되는 부수입을 올리게 되어서 매월 기존보다 $2,500이나 더많은 유용 자금이 생겼습니다. 이돈을 이용하여 $1,000은 자동차 페이먼트를 빨리 갚아나가도록 하였고 매월 $800씩은 저축을 하도록 하였습니다.  저축을 통해 미래를 설계할수 있게 되었고 무엇보다 매월 시달리던 페이먼트의 압박으로 벗어나게 되어 마음의 평안까지 얻게 되었습니다.

 

내가 가진 소유를 남과 나누지 못하는 것도 돈의 노예이지만 자신의 능력을 상회하는 과소비로 인하여 매월 돈에 쫒겨 사는 삶 또한 돈의 노예로 사는 삶입니다. 싼 이자에 현혹되지 말고 자신의 형편에 맞춘 가정 경제를 꾸려 돈의 노예가 아닌 주인으로서의 삶을 설계해 나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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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원 공인재정 상담가

연락처 847-486-95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