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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먹을래.jpg


<박현수 목사 / 에버그린커뮤니티교회>

 

오래전에 어떤 교회의 중고등부 한 학생과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그 아이와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그 아이의 아버지에 관해서 얘기하게 되었다. 아버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 하냐니까 뜻밖의 대답을 하였다. 자기 아버지를, He is stupid”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너무 놀라서 무슨 소리냐고 다시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랬더니 다시 한번 똑똑한 목소리로 “He is stupid” 이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어이가 없어서 그 이유를 물었더니, 자기 아버지는 매일 바빠서 자기와 얼굴 보기도 힘들고, 거의 말도 안하고 산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어쩌다 학교 갔다 오면 아버지가 가게에서 집에 오는데 그때마다 항상 라면을 끓여 먹는다고 했다. 그리고는 꼭 자기에게 하는 말이 “라면 먹을래?”라고 묻는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자기 생각에는 아버지가 아주 멍청(stupid)하게 느껴진다는 것이었다. 잠시 할 말이 없었다. 아버지 입장에서는 늘 일에 매달려 살다보니 점심도 제때에 챙겨 먹지 못해서 잠시 짬을 내서 집에서 와서 라면을 먹는 것이었을테고, 자기 아이를 보니 같이 먹지 않겠냐고 그래도 한마디 한 것인데 아이의 눈에는 그 아버지가 바보처럼 보였던 것이다.

이 이야기는 자녀들과 평소에 “대화”를 하지 않는 부모의 극단적인 경우에 해당될 것이다. 그렇지만 한인 사회의 많은 부모들이 자녀들과 대화 없이 단절된 모습으로 지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모든 교육을 학교와 교회 등에 맡기고 잘 해주려니 하고 막연하게 생각하면서 바쁘다 보니까 그럴 수밖에 없다고 말들한다.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자녀들과 대화가 없는 부모는 결코 좋은 부모로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을 것이다.

이민 사회 속에서 이른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하다 보면, 대화는 커녕 꼼짝하기도 싫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우리들의 자녀들은 그냥 학교에만 맡겨놔서는 부모가 원하는 대로 바른 모습으로 자라기 힘들다. 물론 학교에서, 교회에서 많은 지식과 신앙 등 좋은 것들을 배우고 경험하지만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가정이고 부모임에 틀림없다. 부모로부터 받는 사랑과 알게 모르게 전달되는 부모의 직간접적인 영향력 속에서 아이들은 자라간다.

이민사회 속에서 부모들이 가장 흔히 하는 말은 “자녀들의 교육 때문에 미국에 이민 왔다”라는 것이다. 하지만 정말 그런지 궁금하다. 정작 우리들의 자녀들을 위해서 하는 일이라고는 열심히 돈을 버는 것 외에 별반 관심이 없다. 돈을 많이 벌어서 자녀교육의 뒷바라지 정도만 해 주면 나머지는 학교와 교회, 사회에서 다 알아서 해 주는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자녀교육은 항상 자녀와의 바른 관계, 즉 대화의 통로를 활짝 열어 놓는데서 시작한다. 서로의 대화가 있어야 자녀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지를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많은 부모들은 나름대로 자녀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라면 먹을래?” 수준의 이야기는 대화가 아니다. “밥 먹었니? 어디 가니? 언제 오니? 누구 만나니?” 이런 것들은 그저 특별한 의미없는 말에 그치고 만다. 또한 자녀들에게 끊임없이 뭔가를 가르치려고 하는 것을 부모는 “대화”로 이해하지만 자녀들에게는 “잔소리”로 밖에는 의미가 없다. 물론 부모로서 자녀들을 바로 양육해야하는 마음에서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 하겠지만 아이들과 서로 서로의 자기의 생각과 느낌을 나누는 것이 아닌 일방적인 명령과 훈계는 결코 “대화”가 될 수 없다. 그것은 오히려 부모와 자녀 사이의 대화의 통로를 아예 막아버리는 것과 마찬가지의 결과를 가져온다.

자녀들과 대화하는 목적은 다른 데 있는 것이 아니다. 서로를 더욱 잘 이해하고 알기 위함이다. 대화를 함으로써 자녀를 내 생각대로, 내가 원하는 대로 바꾸려는 것이 아니라, 좀 더 그들의 마음을 알아주고 그 아이들의 편에서 생각하기 위한 것임을 부모들은 깨달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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