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165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내 고향은 어딜까

                               조현례 /수필가  동화작가     

남편은 가끔 친구들 앞에서 나는 하나님께 지금은 도저히 죽을 수가 없습니다.”하고

기도 한다고 말하곤 했다. 즉 남북 통일이 되는걸 보기 전에는 죽을 수가 없다고 떼를 쓴다는 말이다.  나는 그럴때 마다 어린애가 생떼를 쓰는 것 같아서 속으로 냉소를 금치 못했지만 한편 연민의 정을 느낄 때도 있었다. 히스기야 왕처럼 더 오래 좀 살게 해달라고 하나님께 빌었기 때문에 남편은 가까운 주변의 친구들 보다는 오래 살고 있는걸까 하고 난 가끔 생각한다.

대지주의 아들로 동경 유학을 한 아버지는 아들(남편)이 초등학교 1학년 때 서울 청운동에 집을 장만하고 황해도 연백의 고향집과 서울 집을 왕래하며 두 집 관리를  하셨다. 아버지는 또 고향에서 서울 유학을 꿈 꾸는 가난한 인재들을 도우셨다. 청운동 집을 그들의 근거지로 삼게 해 주셨고 학비보조도 해주셨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건강(폐결핵)이 좋지 않으셔서 꿈을 다 이루지 못하시고 돌아가셨다. 그 바람에 남편은 아버지의 사랑과 교훈과 영향을 많이  받지 못했다.

그러나 아버지께서는  남편의 마음 속에 뚜렷한 고향이라는 의식을 유산으로 심어 놓아 주시고 가신 셈이다.  그의 고향 집 (연백)에는 아직 5형제가 남편을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 되어서 얼마전까지만 해도 남편은 인터넷의 지도로  고향집을 찾았다. 부질 없는줄 알면서도.

남편이70세 때에는 자신이 죽으면 1 2녀에게 남겨 줄 유산으로 고향집을 사진보다 더 상세하게 묘사를 해서 그려 놓았다. 그리고 나머지 유산(유언)은 자기 집안 내력과 자기 어릴때

자라온 과정을 짧막한 소설처럼 타이프 용지 30매 이상을 찍어 한부씩 나누어 주었다. 아이들은 어느 누구도 다 읽어보지 않았을거라고 나는 짐작한다. 그것이 모두 돈이 되는 문서라면 하는 부질 없는 생각을 나는 했었지만.

나의 고향은 어떤가. 조그마한 땅덩어리 나라에서 빚어지는 비극이 나의 살던 고향의 이메이지 역시도 다 헝클어 놓은 것일까. 흩으러 놓은 셈일까.

나는 금강산이 있는 회양에서 태어 났다. 하지만 외가가 있는 금화도 회양도 모두 이북이어서 나는 아버지의 고향 인 강릉이 내 고향이라고 해 왔다. 그러나 한번도 살아보지 않은 강릉은 언제나 나의 마음 속에 나의 고향이 아니었다.

내가 태어난 회양에는 내 가슴속에서 잊혀지지 않는 보배와 같은 일화가 하나 살아 있을 뿐이다.

내가 1살이 채 되기 전에 우리 집 식구들은 아름다운 12천봉의 봉우리를 보기 위해 금강산 정상에  올라갔댄다. 그 때 나는 어떤 사람(삯군)에게 업혀서 올라 갔댄다. 정상에 올라가서 우리 부모님들은 갓난 아기였던 나에게 금강산 정상의 정기를 들여 마실 수 있게 해 주었으며 산 꼭대기에서 흘러 내리는 샘물(내게는 생명수)을 떠서 마시게 했다니 얼마나 아름다운 추억이냐. 비록 기억 할 수 없는 추억일 망정 내 맘 속에 영원히 간직하고 싶다 해서 그곳을 그리운 나의 고향이라고 자랑할 수는 없지 않은가.  

내가 5살 때 그곳을 떠나 서울에서 가까운 경기도 부천군 소사로 이사를 왔다그곳은 복숭아 고장이다. 그 마을을 머리속에 떠 올리기만 해도 이미 복숭아 꽃 향기로 내 가슴은 향기롭고 설렌다.

그곳 소사북 초등학교에서 6년을 마치고 서울의 경기 여중에 입학해서 기차 통학을 했다. 그러나 그곳에서 살 때 불행하게도 6.25전쟁이 일어났고 의사를 만나지 못해 엄마를 잃었기 때문에 그 고장을 그리워 할 수가 없었다. 고향으로 삼기에는 더 더군다나 혐오스러웠고 오히려 기억에서 멀리멀리 떠나버리고만 싶었다.

 

차라리 1.4후퇴때 해군 집으로 시집간 큰언니를 따라 진해로 피난 갔는데 그 곳에서 새로운 삶을 찾았다. 친구의 도움으로 하나님을 만났기 때문이었다. 다시 세상이 밝아오기 시작했다.

 봄이면 벛꽃이 만발한 턴널 같은 꽃대궐 길을 날마다 뚫고 들어갔다 나와야 학교에 갈 수가있었다.

진해에는 벚꽃 계절이 되면 각 곳에서 벚꽃놀이 하러 몰려 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 참으로  잊지 못할 화려한 추억이었다.

불행중 다행으로 그곳에는 대학교가 없었으므로 그곳으로 피난 오신 대학교 선생님들이 우리 중 고등 학교에서 가르치셨다. 얼마나 큰 행운이었었는지 모른다.

류경채(화가), 강성희(희곡 작가),조의숙(교육학),강성일(영문학 목사),최귀동(불문학 시인)그리고 한국진(농림부 차관)선생님들이 그곳에서 본교생과 우리 피난 학생들을 열성으로 지도해 주셨다.

그후 피난 온 선생님들과 학생들은 부산에 있는 본교로 복교하고 수복 후 서울에 와서 대학에 입학 했다그러나 전시가 맺어 준 진해에서의 인연을 잊을수가 없었다.

 

나는 거기 진해에서 만난 스승님들의 영향을 받아 기독교 인이 되었으며 문학을 심취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신 선생님 덕분에 지금까지 나의 생을 풍요롭게 살아 왔음을 새삼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처음부터 내 고향은 이미 내 마음 속에  진해가 꿈틀거리고  있었던걸 이제야 깨닫게 된 것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청춘이 움튼 곳이며 나의 생명의 나무가 뿌리를 내린 곳이 바로 나의 고향이었음을 비로소 찾게 되어 여간 다행으로 여기지 않을 수 없다. 마치 전시에 부모를 잃었다가 다시 찾은 고아의 심정처럼만큼이나  행복하다 나는 지금.

 산 너머 고요한  바다 건너 묵묵히 기다려 준 남쪽 하늘 바다가의 진해 마을이여

그대가 진정 그리운 나의 고향이련가.

 

 

 

 


  1. No Image

    어떻게 저럴수 있을까? -이정애 사모-

    그리스도인의 인생의 참 의미는 하나님과 그리스도에 대한 사랑과 가족사랑에서 출발하는 이웃 사랑에서 찾을 수 있다. 만약 교회나 가정에서 기독교 신앙이 발휘될 수 없다면 세상 어느 곳에서도 기독교 신앙이 발휘될 수 없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
    Date2015.08.04 By바울 Views1554
    Read More
  2. No Image

    아름다웠던 여름방학의 추억 / 김명렬

    <김명렬/문필가> 무더운여름이 계속되고있다. 여름 이맘때쯤, 7월25일을 전.후해서 옛날 내가 초등학교를 다닐때는 여름방학이 시작된다. 방학이 시작되면 꼬맹이학생들은 제세상을 만난듯 신이나서 몸과 마음이 부풀대로 부풀어 올라서 하늘로 올라가는 기분...
    Date2015.07.28 By관리자 Views1473
    Read More
  3. No Image

    자연의 소리 / 김명렬

    <김명렬/문필가> 숲이만들어내는 소리는 자연의소리이다. 자연의소리는 우리들의 지친 뇌를 쉬게하고 스트레스를 풀어준다. 솔바람소리, 시냇물 흐르는소리, 새소리를 접하면 알파 뇌파가 나와 잡념을없애고 정신을 하나로 통일시켜주며 무념 무상의경지로 이...
    Date2015.07.22 By관리자 Views1414
    Read More
  4. No Image

    대한민국 광복 70주년을 맞으며 / 김명렬

    대한민국 광복 70주년을 맞으며…. 김명렬/문필가 1945년 8월15일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이 연합군에패하여 항복함으로 우리나라가 36년간(1910년 8월29일~1945년 8월15일)일본제국주의의 압제(일제 강점기)에서 해방된날이다. 그리고 1948년 8월15일에는 ...
    Date2015.07.13 By관리자 Views1470
    Read More
  5. 제32대 시카고 한인 회장 후보, '1차 공개 토론회'

    <진안순 후보,김학동 후보가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제32대 시카고 한인회장 선거가 오는 19일 치러지는 가운데, 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제1차 후보자 공개토론회가 지난 7일 오전 윌링 소재 한인문화회관에서 열렸다. 이번 토론회에는 기호 1번 김학동, 기...
    Date2015.07.08 By바울 Views1356
    Read More
  6. No Image

    내 고향은 어딜까?(조현례/수필가 동화작가)

    내 고향은 어딜까 조현례 /수필가 동화작가 남편은 가끔 친구들 앞에서 “나는 하나님께 지금은 도저히 죽을 수가 없습니다.”하고 기도 한다고 말하곤 했다. 즉 남북 통일이 되는걸 보기 전에는 죽을 수가 없다고 떼를 쓴다는 말이다. 나는 그럴때 마다 어린애...
    Date2015.07.07 By관리자 Views1650
    Read More
  7. 고향 <1>: 우리 집 둘레길 / 이향신

    <아버님이 매일 아침 뒷동산에 올라 걸어 만드신 우리집 둘레길> <이향신 권사 / 청운교회> 얼마 전 배우 원빈과 이나영이 소박한 결혼식을 올렸다. 그 결혼식으로 ‘밀밭 오솔길’이 유명해 졌다. ‘밀밭 사이 길’이 맞을 것 같은데 언론에서 ‘밀밭 오솔길’이라...
    Date2015.06.24 By관리자 Views2342
    Read More
  8. 아버지의 날, 아버지의 사랑 / 김명렬

    <김명렬 / 문필가> 아버지의 날은 아버지를 기념하는 날이다. 이는 아버지의 사랑과 희생, 헌신을 다시금 기억하고 깨닫게 하는 날이다. 미국에서는 6월의 셋째 일요일을 아버지날로 기념하고 있으며 기타 다른 나라들도 아버지날을 정해 기념하고 있다. 아버...
    Date2015.06.14 By관리자 Views2457
    Read More
  9. 욕을 해주고 싶은 사람 / 김명렬

    <김명렬 / 문필가> ‘토사구팽(兎死狗烹)’이란 말이 있다. 원래는 ‘교토사양구팽(狡兎死良狗烹)’의 준말로, ‘교활한 토끼가 죽으면 좋은 사냥개도 잡아먹는다’는 뜻, 즉 ‘필요할 때 이용할 만큼 이용해 먹고난 뒤 필요가 없어지면 야박하게 버린다’는 뜻이다. ...
    Date2015.05.27 By관리자 Views1855
    Read More
  10. 부모님의 사랑 / 김명렬

    <김명렬 / 문필가> 세상의 모든 것들에게는 끝이 있게 마련이지만 사랑만은 아무리 해도 끝이 없다. 5월은 한국에서 지키는 가정의 달이다. 사랑은 우리 가정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사랑하기 때문에 남을 용서하고 배려하고 이해하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
    Date2015.05.23 By관리자 Views3393
    Read More
  11. 어머니 날에 부쳐 / 엄재정

    <엄재정 박사 / 이화여대 간호대학> 저는 제가 8세 때에 아버지가 돌아 가시고 어머니와 나의 동생과 같이 살았습니다. 외 할머니는 돈 많은 남자를 데리고 오셔서는 어머니에게 소개하며 결혼 하기를 원했어요. 그때마다 나는 눈을 크게 뜨고 어머니를 쳐다 ...
    Date2015.05.21 By관리자 Views1410
    Read More
  12. 포플라처럼 무럭무럭 / 조현례

    <조현례 / 아동문학작가> 우리가 이민 왔을 때, 1976년엔 우리 나라가 지금처럼 경제적으로 부자가 아니었다. 이민 오기 전 남편은 동아일보에서 방송국 편성부장으로 일하고 있었는데 월급이 고려대학교 정교수와 같았다. 같은 재단이었으므로. 우리는 아이 ...
    Date2015.05.21 By관리자 Views1523
    Read More
  13. 여자의 일생 / 김명렬

    <김명렬 / 문필가> 조선시대의 여류시인인 허난설헌 (許蘭雪軒: 홍길동전의 저자, 허균의 누이동생)은 자신의 삶에 대한 한(恨)을 입버릇처럼 말했다고 한다: 그 하나는 자신이 여자로 태어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조선땅에서 태어난 것이라고 한다. 그녀는 조...
    Date2015.05.14 By관리자 Views1936
    Read More
  14. 5월처럼 따뜻하고 청정한 마음을 갖자 / 김명렬

    <김명렬 / 문필가> 달력을 보니 오늘이 바로 ‘계절의 여왕’이라고 하는 5월이 시작되는 첫 날이다. 며칠 전까지도 봄답지 않게 추위로 몸을 움추러 들게 만들었던 찬바람과 꽃샘추위는 물러가고 따스한 햇살이 우리를 포옹해 주며 반겨주는 5월이 시작되었다....
    Date2015.05.05 By관리자 Views1455
    Read More
  15. 별밤 이야기 / 권성환

    <권성환 장로 / 문인회 회장> 인생은 여행 입니다. 우리는 지구 라고 하는 멋진 동네에 잠시 다녀가는 여행객 입니다. 적어도 이 땅은 우리가 만들지도 않았으며 더구나 우리가 값을 치르고 산 것도 아닙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이곳의 주인인가요? 아닙니다. ...
    Date2015.05.02 By관리자 Views2192
    Read More
  16. 곤드레 나물 씨를 뿌리고 / 이향신

    <이향신 권사 / 서울 청운교회> 아무리 오래된 옛 노래라 하더라도 내가 지금 처음 접했으면 나에겐 신곡이다. 올해 구순이신 평생 착한 농부, 내 아버지는 요즘 둘째 딸내미 덕분에 새로운 꽃과 처음 보는 나물과 이름조차 처음 들어보는 나무들을 만나신다....
    Date2015.04.30 By관리자 Views3386
    Read More
  17. 지록위마(指鹿爲馬) / 김명렬

    <김명렬 / 문필가> 작년에 한국의 교수신문은 전국의 교수72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201명 (21.8%)이 2014년의 사자성어로 ‘지록위마’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지록위마’는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부른다’는 뜻으로 남을 속이고, 옳고 그름을 바...
    Date2015.04.20 By관리자 Views1759
    Read More
  18. 영의 소생 / 조현례

    <조현례 / 아동 문학가> 아까 아침 8시 -- L.A.시간으로는 새벽 5시였던가 보다--에 동생한테서 전화가 왔다. 어제밤 나와 둘이서 전화통에 대고 실컷 울면서 “이제 그만 언니를 저 세상으로 보내자”는 형제들의 의견을 모아 단념을 했었지만 설마 이렇듯 빨...
    Date2015.04.14 By관리자 Views1518
    Read More
  19. 고향을 그리는 할아버지 / 엄재정

    <엄재정 박사 / 이화여대 간호대학> 할아버지는 17살에 이웃 아저씨의 식구들을 따라 이남으로 피난 와 한국에서 살다가 미국 시카고로 오셔서 살다가 80세 이상의 나이가 되시니 고향이 그리워서 오늘 한국에 도착 하셨다. 할아버지는 죽기 전에 이북에 있는...
    Date2015.04.07 By관리자 Views1847
    Read More
  20. 아름다운 향기 나는 보석같은 사람 / 김명렬

    <김명렬 / 문필가> 사람의 참된 아름다움은 그의 생명력에 있고, 마음 씀씀이에 있으며 그 생각의 깊이와 실천력에 있다고 본다. 남을 위해 도움의 따뜻한 손길을 건네고, 옳고 선한 일이라면 묵묵히 남들이 보건 안 보건 실천에 옮기는, 우직하며 진실된 그...
    Date2015.04.02 By관리자 Views2740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Next
/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