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15.11.02 20:18

겸손한 사람 / 김명렬

조회 수 157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겸손.jpg

 

<김명렬 / 문필가>

우리 나라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고 사람은 성숙할수록 겸손한다

이 속담은 성숙할수록 자중할줄 알고 오만하거나 자만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겸손이란 남을 존중하고 자기를 내세우지 않는 태도이다. , 오만이나 자만하지 않는 것이 겸손이고, 남을 비판하고 무시하지 않는 것도 겸손이다.

중국의 고서 설원(說苑)’에 나오는 글이다. 덕이 높으면서도 남을 공경할 줄 아는 사람이 영화를 누리고, 땅이 비옥하여도 검소하게 사는 사람이 안녕을 얻으며, 지위가 높아도 겸손한 사람이 귀해질 수 있고, 군사가 많아도 언제나 두려워 할 줄 아는 사람이 승리를 얻으며, 총명하고 재능이 있지만 겉으로는 어리석어 보이는 사람이 이익을 얻고, 많이 듣고 기억하지만 스스로를 낮추는 사람이 넓음을 얻는다. 이 여섯 가지를 겸손의 덕이라고 했다.
달도 차면 기운다. 세상의 이치는 무엇이든 가득 차면 기울어지는 법인데 가득 차도 기울어지지 않는 방법은 무엇일까공자의 답은 간단했다. 그것은 즉 조금씩 덜어 내는 것이다. 높으면 조금 낮추고, 가득 차면 조금 비우고, 부유하면 조금 검소하게 살고, 언변이 좋으면 말을 조금 적게 하면 된다. 겸손할 줄 아는 사람은 자신을 낮출 줄 알고 검소할 줄도 안다. 그리고 자신을 관리할 줄도 안다. 이것이 바로 겸손의
지혜이며 삶의 지혜인 것이다.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은 완벽하고 만족한 상태에서는 행복을 느낄 수 없고, 조금은 부족하고 모자란 상태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다고 하였다. 행복도 겸손해야 느낄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욕심으로 가득찬 마음이라도 겸손이 비집고 들어갈 공간을 비우고 마음을 낮추도록 하자. 마음을 낮출 수 있는 사람만이 겸손할 수 있다.
조선시대 세종대왕 때 우의정을 거쳐 좌의정까지 지낸 맹사성 (1360~1438)의 일화이다. 천하제일의 수재였던 그는 19세의 나이에 장원급제하여 경기도 파주군수가 되어 자만심으로 가득차 있었다. 어느날 그가 무명선사를 찾아가 물었다.

"스님이 생각하기에 이 고을을 다스리는 사람으로서 내가 최고로 삼아야할 좌우명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오?"

그러자 무명선사사 대답했다.

"그건 어렵지 않지요. 나쁜 일을 하지 말고 착한 일을 많이 하면 됩니다"

"그건 삼척동자도 다 아는 이치인데 먼 길을 온 내게 해줄 말이 고작 그것뿐이오?" 맹사성은 거만하게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다. 그러자 무명선사가 녹차나 한잔하고 가라며 붙잡았다. 그는 못이기는 척 자리에 앉았다. 그런데 스님은
찻물이 넘치도록 그의 찻잔에 자꾸만 차를 따르는 것이었다.

"스님, 찻물이 넘쳐 방바닥을 망칩니다"

맹사성이 소리쳤다. 하지만 스님은 태연하게 계속 찻잔이 넘치도록 차를 따르고 있었다. 그리고는 잔뜩 화가 나있는 맹사성에게 물끄러미 쳐다보며 말했다.

"찻물이 넘쳐 방바닥을 적시는 것은 알고, 지식이 넘쳐 인품을 망치는 것은 어찌 모르십니까?"

스님의 이 한 마디에 맹사성은 부끄러움으로 얼굴이 붉어졌고 황급히 일어나 방문을 열고 나가려 했다. 그러다가 머리가 문턱에 세게 부딪치고 말았다. 그러자 스님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고개를 숙이면 부딪치는 법이 없습니다"

맹사성과 무명선사와의 이 일화는 겸손한 태도라면 그 누구와도 부딪칠 일이 없다는 말을 되새겨보게 해 주는 이야기이다. 겸손이라 함은 자기 자신을 낮추는 것이다. 무조건 자기 자신을 깎아 내리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존경하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스스로를 낮추는 것이다. ‘스스로를 낮추는 태도비굴함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소학에 보면 종신양로 불왕백보 (終身讓路 不枉百步), 종신양반 부실일단 (終身讓畔 不失一段)”이라는 글귀가 있다. 이 뜻을 해석해 보면 평생동안 남에게 길을 양보해도 그 손해가 백보밖에 안되고, 평생동안 밭두둑을 양보해도 한 단 보를 잃지 않는 것이다” 라는 뜻이다.

양보하는 것은 겸손함의 기초가 되는 것이다. 자연은 우리들 인간에게 겸손함의 미덕을 가르쳐 주는 위대한 스승이다. 우리가 발을 딛고 있는 이 땅은 언제나 우리의 발 아래에 있지만 불평하지 않는다. 땅은 우리에게 터전을 마련해주고 온몸을 열고 태양과
바람, 비를 품어 우리 인간들에게 먹고 마실 양식을 제공해준다. 심지어는 인간들이 만들어 내고 버리는 온갖 오물과 쓰레기까지도 묵묵히 받아 들인다. 그리고 언제나 낮은 곳만을 찾아 흘러가는 물에서도 겸손의 미덕을 배울 수 있다. 노자의 도덕경에도 남과 다툼이 없는 평이한 품성이 올바른 길임을 물에 비유해 가르치고 있다. “최상의 선은 물과 같은 것이다. 물의 선함은 만물을 이롭게 해주면서 다투지 않고 여러 사람이 싫어하는 낮은 위치에 처신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도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겸손함의 반대는 교만이다. 교만이야말로 수행이 덜 된 우리네의 범부들이 흔히 빠지기 쉬운 함정이다. 교만한 사람이 부귀와 권력까지 얻게 된다면 그야말로 큰일이다. 지나온 과정, 도움을 준 사람을 모두 다 잊는다. 그리고 자기가 잘나서 그렇게 된 것인 줄 착각하고 인위적으로 위엄을 보이거나 권위를 세우려 한다. 그러다가 결국 무리수를 두어 화를 자초해 멸망하고 파멸하게 된다. 
전해오는 말로 이런 말이 있다. “귀신도 교만한 사람에게는 해를 주고 겸손한 사람에게는 복을 주며, 사람도 교만하거나 잘난 체 하는 사람을 미워하고 겸손한 사람을 좋아한다내가 남보다 조금 낫다고 해서 남을 깔보는 것은 무례한 일이다. 교만한 사람과 함께 있으면 참으로 불편하다. 그러나 교만한 사람을 만나든 겸손한 사람을 만나든 상대방에 관계없이 내가 먼저 겸손한 사람이 되면 이 세상은 어디든지 편하고 살기 좋은 세상이 된다. 
상대방이 아무리 교만하게 굴어도 겸손으로 상대를 하자. 결국에는 교만이 지게 되어 있다.


  1. 네 이름 山 / 채승우 집사

    <채승우> 서두르지 않고 그 자리를 지키니 언제까지일까 누구의 뜻을 이루어 나가려 만인(萬人)이 보아도 벌거숭이 되어도 내색 않고 어제나 오늘이나 비바람 속에서도 눈 속에서도 찬 바람 속에서도 너그러움 속에 서두르지 않고 그 자리에 우뚝 솟아 그 맑...
    Date2016.02.08 By관리자 Views1141
    Read More
  2. 그대가 보고싶으면 / 신호철 장로

    <신호철 장로 / 시카고 문인회> 세월이 흐르고 그대가 보고싶으면 하늘을 닮은 푸른호수가 될꺼야 끝을 가늠할수없는 깊이가되어 그대를 향해 달려갈꺼야 짧고 더 강해지는 바람에 길고 둥근 그리움으로 흐르는 그대의 얼굴을 그리워하며 난 굽어진 그대의 허...
    Date2016.01.17 By관리자 Views1228
    Read More
  3. North Face / 최명우 장로

    <최명우 장로 / 베다니교회> 유명한 의류 상표 중에 North Face 가 있습니다. 원래 North Face 는 명품의류 상표이름이 아니라 등반가들 (Alpinists)이 등반을 할때 사용되는 산악코스의 명칭입니다. 세계적으로 높은 해발 8,000 M 가 넘는 고산지대의 경우 ...
    Date2015.12.24 By관리자 Views64703
    Read More
  4. 눈 / 신호철 장로

    <신호철 장로 / 시카고문인회> 동그란 하늘 회색과 검정의 절제된 단조로움 그 위로 백색의 가루가 날리고 있다 흰 꽃잎의 향연 슬픔을 노래로 맞이하는 몸부림 휘어지며 날리며 춤을 추고 있다 내 기억의 앨범 속 쪼그리고 앉은 방마다의 추억들이 모자이크...
    Date2015.12.14 By관리자 Views1276
    Read More
  5. '사랑의 밥차' 장애우들 위해 식사 대접

    한국내 사단법인 ‘사랑의 밥차’가 오는 4일 오전 9시~오후 2시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에 있는 가나안근로복지관을 찾아 이곳에서 일하는 장애인 41명을 응원한다.  사랑의 밥차는 영화배우 정준호 씨가 명예회장으로 있는 봉사단체로, 1998년 설립돼 연예·의료...
    Date2015.12.03 By바울 Views1252
    Read More
  6. 모든 것이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 신혜정 사모

    <신혜정 사모 / M4G 단장> M4G는 이미 비슷한 기관에서 활동하다 리더의 문제로 해체위기에 힘들어 하던 7명의 열정 있는 믿음의 아이들의 요청으로 시작이 되었습니다. 이름을 M4G (Move for God)로 다시 시작한 것도 이 아이들이었습니다. 이 아이들을 리드...
    Date2015.11.25 By관리자 Views1373
    Read More
  7. 꽃수레 / 명미자 사모

    <명미자 사모 / 스코키한인교회> 11:10 AM. 밤새, 역사를 쉬지 않으시는 하나님! 공작선인장에 신묘막측한 생명의 아름다움을 숨겨 놓으시고 꽃봉오리를 만드시더니 그 속에서 꽃수레가 생명을 타고 다니며, 밤새 열심히 역사를 하셔 이렇게 예쁜, 향기 그윽...
    Date2015.11.10 By관리자 Views1647
    Read More
  8. 오늘도 그 길을 걷는다 / 신호철 장로

    <신호철 장로 / 복음장로교회> 오늘도 그길을 걸었다 모르는 길을 낯익은 길처럼 손을 잡았던가? 옷깃으로도 스치지 않았다 밤이오고 창들의 불빛이 하나 둘 꺼진다 고요가 소리없이 천천히 내리고 있다 돌아눕는 어깨 나는 쉬려하고 어둠은 내 온몸 흔들어 ...
    Date2015.11.04 By관리자 Views1406
    Read More
  9. 겸손한 사람 / 김명렬

    <김명렬 / 문필가> 우리 나라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고 사람은 성숙할수록 겸손한다” 이 속담은 성숙할수록 자중할줄 알고 오만하거나 자만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겸손이란 남을 존중하고 자기를 내세우지 않는 태도이다. 즉, 오...
    Date2015.11.02 By관리자 Views1570
    Read More
  10. 인생은 일장춘몽 / 청천 조현례

    <청천 조현례 / 아동문학작가> 요즘은 스스로도 살만큼 살았다는 생각을 꽤 하는 편이다. 그래서인지 가까운 친구들이나 지인들을 만나면 모두가 한결같은 인사를 한다. “건강하시지요?” 그런데 그 말이 웬지 옛날에 들었을때와 뭔가 다르게 느껴진다. 그냥 ...
    Date2015.10.13 By관리자 Views1172
    Read More
  11. 너그럽고 감사하는 마음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많은 사람들과 인연을 맺고 그 인연 안에서 함께 생사고락을 하며 살아갑니다 그런데 때로는 내게 아무런 해를 주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막연하게 미워지고 보기 싫어지는 사람이 있어서 그 사람에 대한 이야기만 나오면 시기하고 좋지 않...
    Date2015.09.30 By관리자 Views1091
    Read More
  12. 내 어린 날의 고향 꽃 : 고향 2 / 이향신 권사 (서울 청운교회)

    <이향신 권사 / 서울 청운교회> 내 어린 시절 고향 옛집 뒤란에는 흙벽돌로 쌓은 높은 굴뚝이 있었는데 그 굴뚝을 능소화가 감고 올라가 꽃을 피웠다. 시골이라 들풀은 흔하지만 능소화는 보기 드문 꽃이었는데 그 꽃이 우리 집 굴뚝을 타고 올라가 피어오를 ...
    Date2015.09.25 By관리자 Views2097
    Read More
  13. 추석을 맞으며 고향생각 / 김명렬

    <김명열 /문필가> 사람은 누구나 고향이 있다. 자기가 태어나서 자란, 어린 시절의 추억이 함께 한, 어머니 품 속같은 따뜻한 정이 느껴지는 곳이 우리들의 고향이다. 고향은 참으로 아름다운 곳이다. 고향이라는 말만 앞에 붙이면 갑자기 새로운 감정이 마음...
    Date2015.09.24 By관리자 Views1823
    Read More
  14. No Image

    구원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성령으로 거듭남(광야에서 외치는 자의 소리님)

    예수 그리스도께서 분명하게 말씀하시기를, "사람이 물과 성령으로 (거듭)나지 아니하면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느니라" (요한복음 3 : 5) "육으로 난 것은 육이요 영으로 난 것은 영이니" (요한복음 3 : 6 ) 이것은 사람이 누구든지간에 성령으로 거듭(...
    Date2015.09.20 By관리자 Views1036
    Read More
  15. No Image

    조선시대의 행형(行刑) 제도 / 김명렬

    <김명렬 / 문필가> 세상을 살면서 나에게 피해나 상처를 주었고, 나쁜 해악질을 한 사람에게 복수를 해주고 싶고 그에 상응한 벌을 주고 싶은 마음을 누구나 갖고 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라는 말이 있다. 몹쓸 짓을 한 사람에게 딱 그 사람이 한 짓 ...
    Date2015.09.14 By관리자 Views1493
    Read More
  16. 한심스런 남편님들 / 조현례

    <조현례 / 아동 문학가> 꽤 오래전에 들은 얘기이지만 한국에서는 여자들이 밥 먹고 할 일들이 없어서인지, 아니면 팔자가 늘어져서인지 말들을 잘도 지어내는 것 같다. 한마디로 ‘만일 자기 남편이 재산을 억수로 많이 남겨 놓고 일찍 죽어주면 그 보다 더 ...
    Date2015.08.28 By관리자 Views1275
    Read More
  17. No Image

    참외서리와 원두막 / 김명렬

    <김명렬/문필가> 나의 소년시절, 참외와 수박을 유난히도 좋아하는 나를위해 어머니와 아버지는 근처 골밭에 몇고랑의 밭에 참외랑 수박을심어서 실컷 따먹도록 해주셨다. 막내인 내 위로 두 누나와 형이있어 우리들5남매에게 매년 여름에사주는 참외값이 보...
    Date2015.08.20 By관리자 Views1521
    Read More
  18. No Image

    육영수 여사님 / 김명렬

    <김명렬/문필가> 8월15일은 우리나라가 일제의 강점기 36년간의 치욕 어린 지배를 받다가 해방된 날이다. 이날을 기념하여 우리들은 그날을 광복절(光復節)이라 한다. 1945년 8월15일 제2차 세계 대전에서 일본이 패전하여 일제강점기에 놓였던 대한민국이 독...
    Date2015.08.14 By관리자 Views1172
    Read More
  19. No Image

    꽃들의 화답/ 조현례

    <조현례/수필가, 아동작가> 분홍 빛 작약 한 송이가 모처럼 일찍 일어난 오늘 아침 나를 오라고 손짓한다. “어머나 ! 어쩜 이처럼 소담하고 그윽한 꽃을 피우다니! 역시 너는 꽃중의 꽃이구나!” 작약 꽃은 온통 유리로 둘러 싸인 리빙룸 한 코너에서 다들 바...
    Date2015.08.05 By관리자 Views1069
    Read More
  20. 어느 자리

    가끔 이런 질문을 받아요. 우리가 살고 있는 집의 가격이 얼마나 하는지! 그러면 이렇게 대답을 하지요. “LA나 New York에 있으면 백만불이 넘을걸요.” 주택가격이 엄청난 대도시에 비해 Georgia의 주택가격이 낮다 보니 이런 대답을 한 건데요.  현답인가요?...
    Date2015.08.04 By바울 Views1175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Next
/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