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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04 12:07

지게 / 정선비 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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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게.jpg

 

<정선비 권사 / 복음장로교회>

                                                                               

내 키가 아직 지게의 절반도 되지 않았을 때 지게를 지고 싶었다.

누군가의 짐으로 싸리나무 발채에 내가 실려 있다는 걸 모르면서.

세월이 지나 키가 크듯 짐도 끊임없이 늘어나 하나를 내려놓으면 서너 개가 오르고

더러는 길가에 뿌리며, 많이는 도망쳐 피하고, 게을러 담지 않은 짐들.

 

이제  잠시 짐 한 덩이 내려놓고 앉아 쉰다, 평생을 함께 한 지게를 바라보며.

지나가는 가을바람 이마에 땀 맑게 거둔다.

낡고 느슨해진 싸리나무 발채, 멜빵도 닳을 대로 닳아 헐겁고 작대기는 손때로 윤이 난다.

짐이 무거워 버거울때, 가득한 짐지고 가파른 언덕 오를 때,

너무 힘들어 더는 견디지 못할 때마다 어김없이 지게를 버텨 쉬게 해 주던 작대기.

힘이 되어, 동무가 되어 묵묵히 곁에 있는 지게 작대기!

내 삶을 실어 온 작대기에 기대선 허름한 지게도 거울 되어 나를 바라본다.

 

내 짐으로 가득해 한번도 다른 이의 짐을 실어주지 않은, 자주 작대기에 기대는 내 지게.

더 늦기전 남의 짐을, 아니 남의 지게에 올려놨던 내가 져야할 짐을 옮겨야 겠다.

 

" 내 마음은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한테 배워라 그리하면 너희는 마음에 쉼을 얻으리라"

 

작대기가 없었다면....언제나 지게 작대기가 되주시는 에반에셀의 여호와께 드릴

찬양과 감사, 그리고 봄을 기다리는 햇살 가득 싣고 떠나자이 삼월에!

연둣빛 새싹, 조잘대는 새소리, 파란 하늘 구름 몇조각도 함께.

 

"이는 내 멍에는 쉽고 내 짐은 가벼움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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