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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신, 김광정 교수>

          

시카고 역사를 볼 때  흔히, 1871년 대화재와 제2대도시 , ‘the Second City’의 형성, 그리고는, 곧장1893년 컬럼비안 박람회를 살핀다.  이는, 역사의 밝은 면만 보고 싶어하는 우리들의 속성을 반영하는 것 같다.  그러나 오늘 우리는 시카고 재건설의 어두운 (?) 면인  노사문제-노동쟁의를 살펴보려고 한다. 왜냐하면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골고루 보아야 한다는 당위론보다는, 19세기 후반 미국에서 시장자본주의가 역동적으로 확장되면서 야기된 문제점을 공권력과 자본주들이 어떻게 풀어 나가려고 했는가를 그 당시 시카고의 노사문제-노동쟁의가 아주 잘 보여 주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오늘은 1884-1899년 존재했던 회사타운 풀만과  1886 5 4일의 헤이마켓 폭탄투척 (Haymarket bombing- 헤이마켓 폭동) 사건을 살펴보겠다.

 

풀만 (George Pullman)1865 4월 워싱톤 DC에서 스프링필드 (일리노이) 로 링컨 대통령의 운구 호송을 위해 (자신의) 호화로운 sleeping car를 무료로 제공하여 그 사업이 (Pullman Palace Car Co.) 각광을 받아 재벌을 이룬 사업가인데, 1880 5, 다운타운 13마일 남쪽 칼루멧 (Calumet) 호수의 4천 에이커의 대지에 모델산업도시 (one company town) 건설을 시작하여, 1884년 완공한다. 이곳은 그의 회사 인접지역이기도 하지만, 철도, 호수와 강 으로 다운타운과 남동부로 연결되는 요지이다.  풀만이라고 명명한 이 타운을 세우면서, 조지 풀만이 천명한 목적은 풀만회사의 직원과 노동자들에게 아름답고 안전한 주거환경을 제공하여 기술공을 끌어들이고, 노동자들의 권익과 복지를 향상시켜 노동쟁의를 피하려는 것이었다.  그 당시 많은 사업주들이 저임금에 항의하는 노동자들을 공권력과 무력으로 억압하던 것에 비하면 참신한 대안이어서, 1893 컬럼비안 박람회의 공식 관광코스로 선정되었었다. 그러나, 이 풀만타운의 실제 운영은 노동자들의 복지향상보다는 풀만 자신의 역량 과시에 더 주력하여서, 그리 좋은 호응을 받지는 못하였고, 1899년 완전히 해체되고 타운은 시카고에 편입된다. 이로써, 풀만같은 회사타운 형성 아이디어는 미국 어느 곳에서도 더 이상 시도되지 않게 된다.  지금도 남부103가 부터 시작되는 풀만지역에 기념재단이 있다.  

 

풀만타운과 비교하면, 헤이마켓 스퀘어 --데스플레인과 할스테드 사이의 랜돌프 길에 위치--에서1886 54일에 일어난 헤이마켓 폭탄투척 사건은 19세기 말 한창 힘차게 싹트던 노동조합 운동을 뭉개버려 미국의 노동조합 운동을 미약하게 만든 중요한 사건이었다.  직접적인 경위는 이러하다: 5 3일 맥코믹공장 (International Harvest)에 며칠 전부터 파업중이던 6천명의 노동자들이 피켓을 들고 모여들었다.  마침 shift가 바뀌면서, 공장에서 나오는 strike breaker들과 이 노동자들 사이에 몸싸움이 가볍게 일어났는데, 회사측에서는 기다렸다는 듯이 공장에 주둔시켰던 시카고 경찰과 security guard에게 실탄을 장전한 총으로 대응하게 하여 2명이 죽고 여러 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에 노동조합이 다음 날 (5 4) 헤이마켓 스퀘어에서 항의 집회를 소집한다.  시카고 트리뷴이 노동자들의 폭력적 소요가 있을 것이라는 선동적인 기사를 출처를 밝히지도 않고 호외로 크게 사전 보도한 이 집회는 약 1,500명이 참석하여 평화롭게 몇 시간 계속되었다. 집회를 참관하던 당시 시카고 시장 해리슨은 별 문제가 없다고 판단, 시카고 경찰에게 개입할 필요 없으니 그냥 끝나기를 기다리라고 지시하고 집회장을 떠난다. 비도 주룩 주룩 내리고, 참석자들 거의가 다 떠나고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300명이 집회를 끝내고 돌아가려고 할 때 갑자기 시카고 경찰 150명이 들이닥친다. 그리고는, 경찰관들 한 가운데에 폭탄이 터지고, 경찰은 흩어지는 군중들에게 총을 쏘기 시작한다.  모든 것이 끝난 후에 살펴보니, 7명의 경찰관과 정확한 숫자를 알 수 없는 많은 노동자들이 죽어 있었다. 폭탄을 어디서, 누가, 어떻게 제조했는지, 누가 투척했는 지도 가려지지 않은 채 곧바로7명의 노조 리더들이 체포되고 1명은 수배되어 살인죄로 재판에 회부되는데, 이들에 대한 죄목이 기막히다. , 이들은 폭탄을 만들거나 실제로 던짐으로 살인을 한 것이 아니라, 폭탄투척을 조장하는 분위기를 조성하여서 살인하였다는 것이다. 이들 모두가, 여행 중으로 그 집회에 참여하지 않았거나, 폭탄 투척 훨씬 전에 집회장을 떠난 분명한 알리바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어이없는 죄목으로 사형 언도를 받았다. 교황청을 위시한 유럽과 미전국에서 항의, 호소가 답지하였지만, 이들 5명의 사형은 별 지체없이 집행되었다. 이들의 장례식에는 몇 십만의 인파가 몰려 순직자, 순교자 장례로 치뤘지만, 노동자들 사이의 공포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하였고, 시카고와 미 전역의 노동조합 운동은 돋아나던 새순이 싹뚝 잘려진 형상이 되었다.

 

더 기막힌 것은 시카고는 물론 전 미국의 언론 보도이다.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거의 모든 신문들이 헤이마켓Bombing’을 유럽에서 건너 온 무정부주의자들의 소행으로, 미 본토에서 행해진 첫 번째 테러리즘이라고 단정하며 연일 보도하였다. ‘이민의 나라미국에서 ‘1965년 이후를 제외하고 가장 이민이 많았던19세기 후반은 특히, 카톨릭 계통의 독일 남부지역,  폴랜드나 이태리 등의 동, 남유럽과 러시아의 유대인 이민이 폭증하던 시기이다. 이들 대부분은 개신교가 아닌 카톨릭과 유대교인 들이어서 같은 백인이었지만 프로테스탄트 백인사회 미국을 위협하는 존재로 여겨졌었고 이민자들 대부분이 노동자였다. 시카고 인구 구성을 보아도, 이들 이민그룹의 비율이 아주 높았다.

 

한 마디로, 헤이마켓소요에 대한 주류 언론들 보도의 골자는 이민자=외국인 무정부주의자 =개신교를 믿지않는 무신론자=부도덕한 노동자이어서 반-이민 사조를 부추겼다. 시카고의 사업가들은 경비를 각출하여 시카고에 노동쟁의가 발생하면 곧 동원할 수 있는 군대 병영 포트쉐리단 (Fort Sheridan) 을 시카고 근교에 세운다. 이 사건으로 시카고의 노동조합운동은 철퇴를 맞지만, 미국 사회주의 정당이 이곳 시카고에서 창설되기도 하였다.

 

사진은, 사실이 아닌 잘못된 신문 보도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인데 헤이마켓소요 사건 보도에서 사용된 대표적인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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