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8.06 14:44

장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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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준 목사 / 살렘교회>

 

20 미국인 교회였던 워렌 연합감리교회로 파송 되었을 저의 감리사님은 Peter Lovell 이란 분이셨습니다. 산타 할아버지 같은 풍채에 하얀 수염만 없었지 산타 같은 웃음을 또한 가지신 분이셨습니다. 당시 연회가 열렸던 노던 일리노이 대학 학생회관 지하 맥도날드에서 커피 한잔을 주시며 워렌이란 곳을 제게 소개해 주셨고, 그후 시골 목회를 처음 맡은 젊은 목사를 이런 저런 모습으로 세심하게 돌봐 주셔서 고맙게 생각하는 분이었는데, 분의 장례식이 어제 토요일에 있었습니다. 사모님이 지난 12 세상을 떠나셨는데 일년도 되지 않아 목사님도 서둘러 따라 가셨네요.

 

요즈음 장례식이 많습니다. 제가 시골교회를 3년간 담임하면서 30번의 장례식을 치뤘는데, 저희 교회에서 지난 17년간 몇번의 장례식을 집례했는지 궁금해져서 이번주에 한번 세어 보았습니다. 대충 세어 보니 작년까지 교인과 교인 가족 장례식을 집례해 드린 것이 13, 그리고 한국에서 돌아가신 부모님의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한 교우 가정을 위해서 추모예배를 드린 것이 11, 교인 아닌 분들의 부탁으로 장례식을 집례한 것이 4, 28번의 장례, 추모 예배를 집례했습니다. (여기에는 다른 목사님이 집례하는 장례식에서 순서를 맡은 , 그리고 추모 예배를 드린 것은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따져 보니 일년에 번이 안되는 장례식을 집례했네요.

 

지난 17년간 드린 장례 예배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태어나서 밖에 살지 못하고 EM 교우 가정의 아이 장례식입니다. 분을 안아 보기 위해서 엄마가 9개월을 넘치는 사랑으로 태에 품어 키웠고, 태어난 동안 넘치는 사랑을 받고 아이의 짧은 생이 참으로 여운을 남긴 기억이 있습니다. 다음으로 생각나는 장례식은 10여년 전에 당시 우리 교회에 나왔던 유학생 아버님의 추모 예배를 드린 일입니다. 그때 다운타운에서 성경공부에 참석하며 멀리 우리 교회에 예배를 드리러 나오는 학생들이 있었는데 그중 학생의 아버님이 갑자기 돌아 가신 것입니다. 학생을 위해서 동료 유학생들과 교회 어른 분이 모여 추모예배를 드리면서 교회 공동체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달었던 기억이 나네요.

 

장례식 숫자를 세다 보니 먼저 가신 분들의 이름들이 하나, 눈에 들어 옵니다. 오랜만에 마음에 떠올리는 이름들에 마음이 숙연해 지네요. 그런데 그렇게 1년에 번이 안되게 뜸하던 장례식을 지난 5개월간 다섯번을 치르게 되었습니다. 공교롭게도 제가 항암치료를 시작한 3월부터 매달 한번씩 장례식이 있었는데 코로나와 항암치료가 겹친 어려운 시기에 집례하게 되었기에 만큼 마음에 색다르게 새겨지는 장례식들이었습니다.

 

워렌 교회를 맡고나서 얼마 되지 않아서 장례식이 생겼는데, 알고 보니 돌아가신 분이 Lovell 감리사님이 오래전 지역에 계셨을 때부터 친하게 지내던 교우이셨습니다. 그래서 감리사님께 연락을 드려 혹시 분의 장례식을 집례해 주실 있을까 부탁을 드렸는데 감리사님이 정중히 거절하시면서 이렇게 말씀해 주신 것이 기억납니다. “이제 그분은 목사님의 교인이니 담임 목사인 목사님께서 장례식을 집례해 주셔야 합니다. 그후부터 담임목사로서 교인의 마지막 가시는 길을 배웅해 드리는 일이 얼마나 소중하고 영광스런 일인지를 장례식때마다 경험하고 있습니다.

 

달이 바뀌어서인지 먼저 가신 분들이 그리워지는 주말입니다.

 

--2021 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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