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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환 목사 / 시카고 기쁨의 교회>

 

빨리 죽어야 데는데

십게 죽지도 아나고 죽겐네

 

몸이 아푸마

빨리 주거여지 시푸고

재매끼 때는

사라야지 시푸다

 

마음이 이래

와따가따 한다

 

 

- 박금분 < 마음>

 

 

다큐멘타리 영화 [칠곡 가시나들] 주연 배우 박금분 할머니께서 지은 시입니다. 영화는 경상북도 칠곡군 약목면에 사시는 할머니들이 글을 배우게 되는 과정을 실제로 따라가며 담은 다큐멘타리입니다. 박금분 할머니의 시를 읽으니, 글은 몰랐어도 분들 안에 시가 있었구나 싶습니다. ‘와따가따' 하는 마음의 양면성과 삶의 애매모함을 이토록 표현한 시가 있을까요?

 

철학자 주희는 “시란 말로 표현하지 못하고 남은 것들이 소리와 가락을 이룬 것”이라 했습니다. 그래서 시를 읽을 우리는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감정과 인생을 시가 대신 말해주는 같은 느낌을 받곤 합니다. 새벽이나 , 멀리 언덕 너머로 오는 실루엣이 개인지 늑대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애매한 시간을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고 부른다지요? 모호한 시간을 통과하고 있는 이에게 우리는 어느 쪽이냐고 다그치면서 명확한 대답을 요구하는 아닐까요? 조금만 기다려 주면 일인데 말입니다.

 

“내가 믿나이다 나의 믿음 없는 것을 도와 주소서”(9:24). 자식을 고쳐달라는 아버지는 믿음과 믿음없음 사이에 놓여 있었습니다. 사이에 그의 불완전한 신앙에 대해 주님은 다그치거나 책망하지 않으시고 그의 믿음없음을 도와주십니다. ‘이래 와따가따' 하는 마음 알아주시니 얼마나 감사한지요. 누군가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도 그렇게 넉넉하면 좋겠습니다.

 

--2022 7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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