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13 05:09

구멍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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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주년감사드라이브인예배.jpg

 

 

 

<김태준 목사 / 살렘교회>

 

 

사무실에 좋은 의자가 하나 있습니다. 제가 지난 15년간 참석 목회자 모임을 이끄시는 신부님께서 선물로 주신 것으로 비싼 이태리제 의자라고 합니다. 교회 교인이 기증해 주신 것인데 의자를 보고 생각이 났다면서 사무실에 두고 읽는 의자로 쓰면 좋겠다고 하시면서 주셨습니다. 저는 가끔 생각의 흐름이 막히면 곳에 앉아생각하는 의자 쓰곤 합니다. 책상 앞에만 앉아 있다가, 비록 안되는 거리 지만, 사무실 뒤쪽에 있는 의자에 앉으면 세상이 달리 보이는 것을 자주 경험하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에도 설교 준비가 안되어서 자리에 앉아 보았는데 ... 그러고 보니 사무실이 작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더군요. (코로나로 인해) 작은 사무실에서 하루 온종일, 일주일 내내 앉아서 세상이 어떻고, 우주가 어떻고 논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엄청 부끄러워 졌습니다. 어느 목사님께서 이민교회를구멍가게라고 표현하셨는데 ... 참으로구멍가게 하나 지키고 있으면서 폼은 되게 잡았네하는 쑥스러움에 고개가 숙여지네요.

한때 동네 구멍 가게가 세상의 전부인 것처럼 보였을 때도 있었습니다. 어린아이에게는 없는 것이 없는 곳이 구멍가게였죠. 제가 시골에 Casey라는 개스 스테이션이 동네에 있었습니다. 미드웨스트 지역을 차로 여행하다 보면 작은 마을마다 하나씩 있는 주유소 체인인데, 곳은 진짜 미국판 구멍가게였습니다. 피자에서 엔진오일까지, 아이들 장난감에서 영화 DVD까지 그야말로 없는 것이 없는 만물상이였기에, 곳에 가면 동네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것을 있었고 특히 아침에 들르며 아침 커피를 마시러 동네 농부들의 날씨 이야기이며, 지난 누가 병원에 입원하고, 누가 돌아가셔서 동네 어느 목사가 장례식을 맡게 되었다는 온갖 동네 소식도 들을 있는 곳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민교회가 구멍가게 같긴 하네요. 주일 아침에 모여서 커피 마시면서 세상의 모든 뉴스들을 듣게 되는 곳이 교회 아닙니까? 비롯 파는 물건은 없지만, 특히 이민자들에게는 모여서 마음껏 수다 떨다 있는 곳이 교회였는데, 이렇게 모이질 못하고 있으니 답답하기만 합니다.

비록 세상의 많은 구멍가게들이 하나 경쟁에 밀려서 문을 닫았고, 작은 교회들도 코로나가 계속되면서 하나 문을 닫게 같다는 전망 또한 있지만, 신분증 없이도 외상 받아 있는 인심 좋은 구멍가게처럼, 나를 알아주고, 가정을 식구처럼 챙겨주는 구멍가게 같은 교회는 어느 때보다도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봅니다.

이번에 35주년드라이브인감사 예배를 준비하다 보니 옛날 구멍가게에 모이듯 그렇게 교회에 한번 모여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겨울이 되면 모이기 힘들 같은데, 지난 여름에 코로나로 인해서 미뤘던 35주년 감사 예배를 겸해서, 좋은 가을날 넓은 교회 잔디밭에서 차장 유리 건너만이라도 얼굴 한번 보고, 목소리 한번 들어 보았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오는 주일 교회에 오셔서 안내판과 안내 위원을 따라 사택 차고 왼쪽으로 돌아서 교회 넓은 잔디에 교회를 향하여 파킹을 하시고, 라디오 주파수를 FM 88.7Mhz 맞추시면 파아란 가을 하늘 아래에서 교회 건물을 바라보며 함께 예배를 드리실 있게 됩니다. 그날 오전 10 30분부터 Pre-Worship Radio Show 같은 채널을 통해서 방송되고 예배 시간에는 살렘 라디오 퀴즈, 라디오 안부 묻기, “가상중창팀 찬양, 어린이 시간, 성만찬등 은혜롭고 흥미로운 순서로 예배가 진행되겠습니다.

아마도 차안 의자에서 내다 보는 교회 모습은 또한 사뭇 다르지 않을까 하는데  2주전에 내린 비로 더할 나위 없이 푸르러진 잔디와 예쁘게 물들기 시작한 교회 주변의 나무가 한폭의 그림처럼 어우러지는 계절! 일기예보에 보니 그날은 70도에 구름 없는 맑은 가을 날씨가 것이라고 하는데 아마도 한번 보시면 세상에 이런 멋진구멍가게교회가 어디 있을까 새롭게 보게 되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만.

다음 주일 (10/11), 살렘교회 VIP 석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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