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잊은 성도에게-소 / 김기택

by skyvoice posted Aug 02,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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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jpg

 

 

 

<손태환 목사 / 시카고 기쁨의 교회>

 

 

 

소의 커다란 눈은 무언가 말하고 있는 듯한데

나에겐 알아들을 있는 귀가 없다

소가 가진 말은 눈에 들어있는 같다

 

말은 눈물처럼 떨어질 그렁그렁 달려 있는데

밖으로 나오는 길은 어디에도 없다

마음이 움큼씩 뽑혀 나오도록 울어 보지만

말은 속에서 꿈쩍도 하지 않는다.

 

수천만 말을 가두어 두고

그저 끔벅거리고만 있는

, 저렇게도 순하고 동그란 감옥이여

 

어찌해 도리가 없어서

소는 여러 씹었던 풀줄기를 배에서 꺼내어

다시 씹어 짓이기고 삼켰다간 꺼내어 짓이긴다.

 

 

 - 김기택, <>

 

소는 몸에 가득한 말을 밖으로 내보내지 못하고 그저 ‘끔뻑거리고만' 있습니다. 말이 가득차면 그렁그렁 눈물로 달려 있을 . 결국 말은 ‘저렇게도 순하고 동그란 감옥' 안에 갇혀 꿈쩍도 합니다. 안에 하고픈 담겨 있는데, 알아들을 있는 귀가 없으니 민망하고 미안합니다.

 

소의 눈이 그토록 깊은 아마도 ‘수천만 말을 가두어' 두었기 때문 아닐까요. 하고픈 , 하지 않아도 되는 , ‘다시 씹어' 되새김질 하지 않은 , 너무 쉽게 밖으로 내뱉어 나의 얕은 눈을 보다가 질끈 감게 됩니다. 헛말들의 홍수 속에 살다 보니 깊은 말을 ‘알아들을 있는 귀’도 없습니다. 누군가의 속에 담긴 말들, 끝내 눈물이 되어버린 말들을 나는 언제쯤 제대로 알아들을 있을까요.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여러분은 이것을 알아두십시오. 누구든지 듣기는 빨리 하고, 말하기는 더디 하고, 노하기도 더디 하십시오”( 1:19/ 새번역)

 

--2023 7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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