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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길.jpg

 

 

 

<문봉주 편집장>

 

가을도 가고 이제 12월이 되었는데도 올해 시카고의 날씨는 따습기만 합니다. 코로나 시대에 날씨마저 모질게 춥다면 코로나가 득세를 할까봐 이렇게 따뜻한 날씨를 주시는구나 생각하니 하나님의 섬세하신 사랑에 감사를 드립니다.

 

가기 싫어하는 가을을 붙잡으려는지, 이번 가을엔 유난히 한국의 가을을 그리워 했던 같습니다. 옛날 제가 어렸을 때만해도 가을엔 천고마비의 계절, 그래서 한국의 가을 하늘은 유난히 높고 파랗고 청명했지요. 논과 밭에는 곡식이 익고 갖은 열매와 과일이 익어 추수한 농군들 집에는 추석 상이 온갖 맛난 것들로 가득 채워져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주석 때만 같아라 했던 옛날의 추석날이 생각납니다.

 

한국의 가을, 하면 떠오르는 그리운 것이 하나 있지요. 코스모스. 미국에도 코스모스가 있긴 하지만, 그리 흔하지 않고, 그나마 있는 코스모스도 색깔이 한국의 코스모스만큼 예쁘지가 않지요. 이번 가을엔 그래서 유난히 한국의 코스모스를 찾아다녔던 같습니다. 다행히 요새는 인터넷 시대라 거리를 초월하여 넘나들며 쉽게 소통할 있어, 한국에 있는 친구에게 청명한 한국의 가을 하늘과 코스모스가 있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보내달라고 부탁하여 저의 눈도 호강하고, 아픈 마음도 달래었던 같습니다.

 

몇년 전에 돌아가신 시카고문화회관의 김진환 고문님이 생각이 났습니다. 오랜 투병 생활에 이제 돌아가실 때를 예견하셨는지, 마지막 남은 힘을 다하여 하신 일이, 문화회관에 한국의 모습을 남기고 싶다고 하여, 예쁜 한국 정자를 세우시고, 돌담을 설계하시고, 제주도에서 하루방을 가져 오셨습니다. 그리고 더운 여름 날씨에 기운도 없으셨을텐데 문화회관이 있는 큰길가에 코스모스 씨를 뿌리시고 모종을 심으셨었습니다. 한국의 코스모스가 있는 문화회관 길을 이곳 시카고 동포들에게 선물하고 싶다는 그분의 마음. 그리고 가을에, 심으신 코스모스가 만개한 모습을 보시지도 못하고 고문님은 돌아가셨습니다.   

 

금년 가을에 코스모스를 보러 다시 그곳을 가봤습니다. 코스모스와 함께 고문님을 만나고 싶어서요. 실망스럽게도 그렇게 정성 들여 심어놓았던 고문님의 코스모스는 온데 간데 없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래 몇년 전에 스코키에 있는 어느 길을 따라 코스모스길을 만들었다는 M 목사님의 교횟길도 찾아봤습니다. 당시, 그것 마저도 시에서 잡초로 간주하여 없애라는 명을 받고 코스모스가 있는 마지막 가을이 될지도 모른다고 걱정하시던 그분. 교회 뒷길, 그곳에도 가봤으나 역시 없어져 버렸더군요.

 

미국에서 코스모스가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곳은 수가 없는 것인가요? 해마다 봄이면 저희 마당에 심을 꽃을 사며 가끔 눈에 때마다 코스모스 모종을 사다가 심지만 매번 실패합니다. 저의 코스모스 사랑 이야기는 이렇게 슬프게 끝나나 봅니다.

 

서운한 마음에 몇년 전에 제가 쓴 글, 코스모스길을 다시 꺼내 봅니다: 

http://www.skyvoice.org/sk/index.php?mid=board_WoMB69&page=11&document_srl=45750&fbclid=IwAR22HhQzb11AeAgREJxtEpoKa44UNDqquF6cMmv-dws9-bYcSj0usSUo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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