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용 집사>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앞으로 다가올 수난을 알리지만, 알아듣는 이가 없습니다. 크고자 하면 섬기고, 으뜸이 되고자 하면 종이 되어야 한다는 십자가의 도를 가르치십니다. 예수는 섬김을 하려 자신을 대속물로 주시기 위해 이 땅에 오셨습니다.
기독교 신앙은 만만치 않습니다. 복음은 결코 값싸고 유치하거나 저질이지 않습니다. 천국에 이르는 여정이 힘든 이유는 내 안에 죄성때문임을 고백합니다. 나는 누구인가?
어느날 눈을 떠보니 나의 모든 것이 사라졌습니다. 사랑하는 아내, 익숙하고 편한 집과 살림, 마치 정든 모든 것과 단절되었음을 실감합니다. 게다가 장소도 시카고에서 멀리 떨어진 휴스톤이란 낯선 곳으로 뚝 떨어진 듯 합니다. ‘나는 뭐지? 이 상황을 나보고 어떻게 하라는 거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브라함은 식솔들을 이끌로 하나님이 이끄시는 곳으로 떠났다지만, 나는 지금 이 곳에 철저히 혼자가 되었습니다.
오늘 두달 여정으로 여행을 떠납니다. 필리핀, 말레이지아, 인도네시아로, 말하자면 섬과 섬을 메뚜기처럼 뛰어 다니며 다이빙에만 열중하게 됩니다. 며칠 전, 큰애 네에서 창고 일을 해달라고 요청이 와서 급하게 일정을 한달 반 당겼습니다. 덕분에 (?) 한국의 제주도, 일본의 오카사와라 환초 지대는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되었습니다. 이번 여정에는 오랜만에 두 번의 다이빙 전용선을 타게 됩니다. ‘먹고 자고 다이빙’이라는 모토로 배 안에서 일주일 이상 지내게 될 것입니다. 또 이번 여정 길에는 낯선 곳, 낯선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될 것입니다. 요즘 많은 생각으로 제 머리가 복잡해 졌는데 홀로 지내면서 말씀을 묵상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잘 다녀 오겠습니다.
샬롬!
--2023년 3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