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호 목사 / 포항제일교회>

 

지옥은 있다.

최소한 사람들의 마음 속에 지옥은 존재한다. 과학이 아무리 발달해도 인간의 마음에서 죄의식과 지옥의 그림자를 떨쳐 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지옥을 리얼하게 그려내면 통한다. 돈도 벌 수 있고, 권력도 쥘 수 있다.  사람들 마음 속에 있는 지옥을 상기시켜 넷플릭스 1위를 거머 쥔 드라마 이야기이기도 하고, 드라마에 나오는 사이비 집단의 이야기 이기도 하다.

 

모든 운동에는 그림자가 있다.

“새진리회”라는 사이비 집단은 화살촉이라는 극렬 그룹의 측면지원으로 활력을 유지한다. 악에 대한 단죄를 전면에 내건 이상 대표는 최소한 착한 척은 해야 하는데, 폭력 없이는 이 조직을 이끌어 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로의 역할 분담이 필요한데, 공조직과 어두운 그림자 간의 긴장을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 긴장을 견디지 못하고 손쉬운 해결을 위해 그림자를 전면으로 불러 들이는 순간 그 운동은 망하게 된다.

 

우리를 이 모양으로 만들어 놓은 것은 미디어이다. 

유투브로 시연 장면을 생중계 하고, 그 중계에 방송사들이 다 참여하면서 사이비 집단의 영향력을 키워 준다. 시청률과 클릭수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는, 사회를 망쳐 놓고 책임질 능력도 의지도 없는 미디어의 책임이 가장 크다.

이에 비하면, 개신교에 대한 비판은 그리 치명적이지 않다. 사람들이 종교는 멀리하고, 유투브와 티브이에 점점 더 매어 달리는 사회에는 그 종교성이 왜곡된 형태로 분출될 수 밖에 없다.  그게 지옥이다.

원죄론이 대중에게 소비되는 방식에 대해서는 고민이 필요하다.

 

해석이 권력이다

대중사회의 권력은 관심에서 출발하고, 해석에 의해서 유지된다. 눈 앞에서 벌어지는 현실에 대해 좀 더 나아 보이는 해석을 제공하는 쪽이 권력을 갖는다. 그 해석에 균열이 갈 때, 권력은 무너진다. 악에 대한 저항은 지배적 해석에 대한 의심에서 출발한다. 현실을 완벽하게 설명해 낼 수 없어도, 지배적 해석을 의심할 줄 알고, 가야할 방향만 감지하여 몸을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다. 병든 사회에 희망이 싹트는 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