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렬 / 문필가>
가을이 가고있다. 단풍진 나뭇잎들은 상당히 많이 떨어져
내리고 그
나무 밑에 쌓이기도
하며 바람이
불면 바람에 몸을
내맡기고 부는대로 날아간다. 떨어지는 낙엽은 자연에 거스름이 없는 것 같다.
조물주의 섭리로 이루어진 자연은 이렇게 말을 한다. "당신들의 인생도 나와 같다고.... 다만 당신들
은 내 말에 귀를 귀울이지 않고 살아가고 있지만......”
가을이면 나무들이 단풍이
든다. 울긋불긋 흰 도화지 위에 각종
물감을 조화롭게 배합하여 한폭의
아름다운 수채화를 그려
놓은 듯 그 색의 아름다움은 하나님께서 만들어 내신 걸작품 중의 작품이다.
단풍이 들어가는 동안 자연만이 채색할
수 있는 색들, 그러다 끝에
가서는 하나의
색으로 완성하여 조
용히 떨어진다.
나의 나이도 이젠 어언 가을이다. 지나온 과거, 긴
세월을 되돌아
보면 꽃같던
20대의 청춘이 그리워지기도 한다. 한창 혈기왕성한
20대의 젊은 청춘 남녀를 보면 꼭 봄에 화사하고 아름답게 피어난 봄꽃같은 느낌이 든다. 봄에
피어나는 꽃을 들여다보면 하나의 색깔로 참으로 화려하고 아름답게 피어나서 잠시동안 자태를 뽐내다 이내 지고만다. 그 화려함에 현혹되지만 그것은 잠깐이다. 깊은 감동은 없다.
그런데 얼마전 금년
가을에도 산과 들, 자연동산에 물들여진 단풍을 들여다본 적이 있다. 꽃보다 화려하지않고 생김새도 꽃만큼 예쁘지는 않지만 나뭇잎 한 장에 여러가지
색깔들로 물이 들여져있다. 그
모습이 꽃보다 화려하진 않아도 더 아름답고 가볍지
않은 이유가
있다. 물들여진 단풍잎에서 어느 성현님의 가르침을 생각해본다. 이해타산 따지지 않고 분별심없이 모든
것을 수용하고 포용하는 너그러운 마음, 그리고 지나온
삶의 희노애락을. 그래서 가을의
단풍은 봄꽃보다
더 아름다움과 가르침을 간직하고 있나
보다.
우리는 나무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낀다. 부쟁(不爭), 다투지않으며,
불유(不有), 소유와 집착이 없고,
불시(佛恃), 자랑하지
않으며, 무욕(無慾),
탐내지 않는 것이다. 많은
생각과 깊은
생각을 하게
하는 선문답같은 말을 이곳에 한
구절 소개하여
드리겠다.
"물고기는 물이 필요하지만 물을 이롭게 하지 못하고, 물은 물고기가 필요하지 않지만 물고기를 이롭게 한다"
오늘도 우리는 살아있음을 감사히 생각하며 나의 주어진 직분과 임무에 충실을 기하고 보람되이 살
아가야 하겠다. 사람들은 대개가 오늘 하루가 나에게 큰도움을 주지 않았다면 감사하는 마음을 갖지
않으며 그러한 생각을 하지
못한다. 우리는 오늘 아침에 건강하게 일어나 활동하는 것에 감사하고
삼시세끼 일용할 양식을 굶주림없이 섭취하고 자기의 맡은 바 일을 충실히 수행하게 하여
주심을 감사
드리며 저녁에는 사랑스런 가족들이 함께 모여 정담을
나누고 편안한 잠자리로 돌아가 숙면을
취하고
내일을 위한 휴식을 취하는 것도 감사를 드려야 한다.
조그마한 것이 큰 것이 된다. 작은
것에 감사할
수 있어야 큰
것에도 감사할
수 있다. 하루 하루 감사하는
마음으로 범사에
감사하며 살
때 행복은 저절로 나의 곁에 머물러
있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너무 조바심을 갖거나 조급한 마음을 갖고 스트레스 쌓이며 힘들게 살지를 말자. 즉 마음의 여유를 갖는 삶을 살아가자는 이야기다. 우리는 하루
이틀 짧은
인생을 살다가 가는 삶이 아니다. 어떤
사람은 살아온
날이 더
많을 것이며 그러한 마음은 삶에 여유가
있다.
그런데 아직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더
많이 남아있는 사람은 좀더 여유를 갖고 살아가도록
하자.
살다보면 그 인생의 과정 중에는 즐거움도 적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그렇다면 너무 조급하게 모든 일
을 하기보다 마음의 여유를 찾고자 노력하는 생활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들의 인생
삶에는
하루에도 여러 번씩 건널목
신호등 앞에 설
때가 많다. 급한 마음에 5분
빨리 가려다 50년 먼저 가는 일이 허다하고 또 몸을
다치는 일들이 너무나 많다. 조급함을 참고 다음을 기다릴 줄 아는 여유가 필요하다. 여유로운 현재의
삶이 더
많은 즐거움과 행복을 가져다준다.
사람들은 대화중에 마음이라는 말을 많이 쓴다.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거나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 한다
거나 마음을 잘
써야한다는 등등...
그러면 흔히 사용하는 마음은 무엇일까? ‘마음이 마음이지 뭐
가 마음이냐고?’ 맞는
말 같기도 하고 틀리는
말 같기도 하고 아리송한 답변이다. 여기에 부응하여
내 나름대로 마음의 정의를 내려본다. 마음이란? 性,心,思,念,想. 性을 파자하면 心의 生으로서 마음이
生하는 자리이다. 생각을 나타내는 사념상(思念想)은 모두가 마음 心의 바탕에서 피어나는 꽃이다.
그러므로 성품 性은 곧 心(마음)의 體(뿌리)이고 思念想(생각)은 心(마음)의 用(작용)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을 풀이해서 말하자면 생각의 뿌리는 마음이고 마음의
뿌리는 성품이다.
우리가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자기가
원하는 조건이 결부된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좀 더 나은
것
을 추구했지만 결과는 불만족스러운 삶이 됐을 때 사람들은 불행하다고 생각을 한다. 이유는 행복을 조
건부로 설정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조건을 충족시키기 전까지는 미완성의 나날을 보내게 되니 불만과
불행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생각을 바꾸자. 즉 마음을 바꾸자는 얘기다. 행복과 불행, 만족과 불만족은 오직 나의 생각하기와 마음먹기에 달려 있으니 오늘부터 마음을 긍정적으로 고쳐먹고 행복된 마음으로 살아가자.
금년의 가을은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것을 생각하며 이렇게 속절없이 보내는 계절의 순환 앞에 깊어 가는 가을만큼 나의 마음도 깊어만 간다. 生이란 글자와 想이라는 글자를 마음 속에서 곱씹가며 깊이 깊이 생각하고 마음에 되새겨 보게 하는 그런 가을이 우리 곁을 떠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