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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꽃.jpg


<김명렬 / 문필가>

 

따뜻한 봄기운의 날씨가 얼음과 추위로 뒤덮인 동토(冬土)의 땅을 녹이며 힘차게 북상하고 있습니다. 로리다에서 출발한 봄의 전령은 죠지아, 알라바마, 테네시, 켄터키, 인디아나, 일리노이주를 거쳐 위스컨신, 미네소타 등등 여러 주를 두루 두루 돌아다니며 새싹과 아름다운 꽃들을 피워서 봄의 향연을 질펀하게 펼쳐 나갈 것입니다. 겨울이 없다시피한로리다는 북쪽 지방에서 겨울로 느끼는 12월과 1, 2월에

각종 농작물과 과일들의 수확이 한창입니다. 늦은9월부터 10, 11월달에 파종한 딸기와 토마토, 오이, 호박, 배추, 무우, 고추, 상추가 11월 말부터 출하되어 신선한 모습으로 식탁에 오르기 시작하며, 12월달부터는 본격적으로 오렌지나 딸기, 토마토가 제 철을 맞아 농장으로부터 일반 마켓으로 출하합니다. 얼마 전에 Plant City에서는 전국에서 제일 가는 딸기 생산지답게 딸기 축제가 열려 수십 만의 인파가 몰려와

지에서 생산된 딸기와 딸기로 만든 각종 음식들을 먹고 즐겼습니다. 오렌지 역시 둘째 가라면 서럽다고 할 정도로 풍작을 이뤄 각 지방으로 시집을 갔고요. 토마토 역시 따뜻한 기후와 성장하기 좋은 토양 아래 대풍을 이뤄 추운 북쪽 지방에 사는 사람들의 식욕을 북돋아 주는데 한 몫을 하였습니다.

매년 1월달이면 이곳은 복숭아꽃이 피어나 장관을 이루는데, 온도가 80여도로 올라가 이미 초여름 날씨인 3월 중순경이 되면 복숭아가 빨갛게 익기 시작하여 새해의 과일로 등극을 합니다. 요즘은 오렌지, 토마토, 딸기가 은퇴 시기를 맞아 밭에서 하나, 자취를 감춰가고 있습니다.

끝물인 토마토는 목장에서 한가로이 몸을 불리는 비육우의 간식으로 제공되며 오렌지는 쥬스로, 딸기는 잼이나 케익으로 만들어져 마켓으로 팔려나가고 있습니다. 복숭아가 많이 재배되는 죠지아주는 이제 조금씩 복숭아 꽃망울이 기지개를 켜고 있는데, 미시간주의 복숭아 과수원에는 아직도 겨울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미동도하고 가만히 겨울이 어서 빨리 떠나가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곳로리다는 복숭아가 영글고 익어서 따먹게 되었으니 미국의 땅덩어리가 정말로 크고 넓다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시카고를 비롯한 미시간, 인디애나, 아이오와 등의 중서부 지역은 아직도 차가운 바람이 옷 속으로 파고 들 때는 소름이 돋을 정도로 추위를 느끼는데, 꽃을려면 아마도 한 달은 족히 기다려야 될 것 같습니다.

엊그제 주말에는 햇빛 가득히 쏟아지는 평화로운 시골길을 따라 하얀 뭉개구름이 한가로이 하품을 하며 내려다 보고 있는 농장과 소 떼들이 풀을 뜯는 목장을 찾아 갔습니다. 마침 소들은 끝물의 토마토를 먹으며 방문객을 반겼고, 복숭아는 초여름의 더위라도 식혀 주려는 듯 신선하고 달콤한 맛으로 머리 속을 맑게 해 주었습니다.  다른 한 곳의 딸기 농장에서는 지금 한창 인부들이 딸기를 따느냐고 손놀림이 분주했습니다. 현지에서 금방 따낸 딸기는로리다의 풍부한 태양볕을 넘치게 받아서 당도가 높고

일품이어서 어느 지방의 딸기보다 달고도 맛있습니다. 이곳 저곳 농장을 다니며 그곳들의 여러 모습들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독자들과 함께 눈요기 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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