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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06 11:55

추석(秋夕) / 김명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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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jpg

 

<김명렬 / 문필가>

 

달력을 보니 98일이 우리 나라 고유의 명절인 추석이다. 이 세상의 어느 나라이건 어느 민족이건 간에 그 나라마다 축제의 명절이 있다. 축제는 그 나라 그 민족의 얼이며 정신이다. 이스라엘은 유월절이란 축제를 통하여 그들이 선택된 민족으로서

나님의 백성으로 살아가는 삶의 방식과 법도를 후손들에게 가르쳤다. 이처럼 우리 민족도 우리의 삶의 방식과 가치를 명절이란 축제를 통하여 전해 주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추석을 맞아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 같기만 하라 말들을 한다.

그것은 단지 가을의 풍족한 결실이 있기 때문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 해의 결실을 놓고 조상님과 천신 (하나님) 감사할 줄 알았고 곡식으로 빚은 음식과 과일을 가까운 이웃들과 함께 나누는 넉넉함과 훈훈한 인심이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각을 해본다. 정말 이러한 훈훈한 인심이 우리 사회에 넘쳐나 따뜻하고 인정이 풍요로운 복지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 고유의 명절인 추석은 한마디로 감사의 축제이다. 피땀 흘려 노력하고 힘들게 일하여 결실을 거두기까지 농부들은 자신들을 도와준 세상의 모든 것들에 대하여 감사를 드렸다. 하늘에 감사했고, 조상님들이 가꾸어 논 유산에 감사했다. 그리고 결실

을 얻기까지 자신들에게 은혜를 베풀어준 천지만물에 대하여 감사했고 함께 땀 흘려온 이웃들에게 감사했다.

세상에서 복 받을 마음은 어떤 마음일까? 바로 감사하는 마음이다. 아무리 재산을 많이 소유하고 물질이 넉넉하다 할지라도 감사함이 없다면 그것은 불행한 삶인 것이다. 그렇다면 감사란 어떤 마음일까? 감사란 만족할 줄 아는 마음이고 나눌 줄 아는 마음이다. 부족하다고 생각하면 감사함이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감사함이 없으면 나눌 수 없다. 나눔이 없는 세상처럼 삭막한 세상은 없다. 때문에 우리 선조들은 콩 한 쪽도 나누어 먹어야 한다고 가르쳤다. 우리 나라 말에는 주고 받는다 말은 있어도 받고 준다는 말은 없다. 받고 주는 마음이 이기적인 마음이라면 주고 받는 마음은 사랑의 마음, 이타적인 마음, 나눔의 마음이다.

이처럼 우리의 조상은 나눔을 미덕으로 여겼다. 나눌 줄 알아야 하늘에서 복을 받는다고 생각했다. 때문에 나눌 때는 넉넉하고 차고 넘치게 나누었다. 째째하고  옹졸스럽게 나누면 복이 달아난다고 가르쳤다.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 했다. 좋은 습관을 어릴 때부터 가르쳐야 한다. 내가 어렸을 때 나의 어머니께서는 한 술 주면 정이 없다고 해서 한 술 이상을 더 주셨다. 누가 가르쳐서 배우신 것이 아니라 옛날부터 그렇게 베풀며 사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옳다는 것을 삶 속에서 터득하시고 이것을 자식들에게 가르치신 것이다

옛날 어느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린 이야기가 생각난다. 우애가 두터웠던 형제의 이야기이다. 형이 어느 날 한밤중에 볏단을 들고 동생의 집으로 향해 볏단을 두고 나온다.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볏단이 그대로 있는 것이었다. 형은 이상하게 생각했다. 없어져야 할 볏단이 그대로 있으니 말이다. 다음날 밤에도 형은 볏단을 지고 동생네 집을 향해 걸어갔다. 그때 저 멀리서 누군가 이쪽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가까이 마주 치고 보니 동생이었다. 둘은 서로 놀랬다. 서로가 볏단을 지고 서있다. "네가 어쩐 일이냐?"

"형님은요? 저는 형님을 생각해서 볏단을 옮기고 있습니다. 형님은 어머님을 모시고 사니 얼마나 힘드시겠습니까? 그런데 형님은 어쩐 일이십니까?"

"나도 네 집에 볏단을 옮기는 중이다. 너는 조카들이 여럿이니 얼마나 힘들겠니?" 그러자 둘은 서로 부둥켜 안고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얼마나 멋지고 아름다운 모습인가?  우리가 이렇게 살아야 살 맛 나는 세상이 될 것 같다.

옛날 재래시장이나 시골의 장터에 가보면 덤이란 것이 있다. 맞추어 주지 않고 조금 더 얹어주는 넉넉한 인심이다. 이게 바로 우리의 사는 모습이다. 바로 이런 넉넉한 인정, 훈훈한 사랑과 마음이 있어야 사람이 사는 세상 맛이 난다. 때문에 비록 가진 것이 없이 가난하게 살았지만 마음은 넉넉했던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이웃을 소중히 여길 줄 알고 감사할 줄 알며 나눌 줄 알았기에 넉넉했던 것 같다. 바로 이런

정신을 갖고 살아가도록 가르친 축제가 바로 추석 명절이 아닌가 생각한다. 오늘날 우리들이 사는 세상은 과학과 기술문명의 발달로 과거에는 상상도 못 할 만큼 풍요롭고 편리한 세상에 살지만 인간들의 마음은 메말라가고 오히려 물질의 노예로 전락되어 인간성을 상실한 채 살아가고 있다. 나만 잘 살면 되고 나만 많이 가지면 된다는 이러한 이기적인 마음이, 많은 것을 갖고도 불행하게 살고 있다. 이것이 현대인의 비극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인간은 서로 나눌 수 있을 때가 가장 아름답다. 사람 ()’자 처럼 되어야 한다. 서로가 기대어주고 서로가 나누는 모습이 아닌가? 우리는 서로 기대어 주는 버팀목이 되어줄 수 있을 때 아름답다. 그러므로 인간다운 모습이란 갖기 위해, 높이 올라가기 위해 싸우는 모습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사랑하며, 서로 나누고, 서로 보듬고 살아가는 것이 인간다운 아름다운 모습이다. 감사함을 아는 것이야말로 가장 아름다운 행위이며, 서로 나누는 일이야말로 축복받을 일이다.

그리고 이 추석은 이웃을 기억하는 명절이다. 우리 민족은 이웃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온 민족이다. 우리의 이웃은 살아가면서 서로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임을 느끼게 해 준 사람이다. 사람들이 명절 때만 되면 고향을 찾는 이유는 물론 고향에 부모 형제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정든 친구와 이웃이 있기 때문에 고향을 찾기도 한다. 때문에 우리의 조상들은 세 냥 주고 집을 사고 천 냥 주고 이웃을 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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