휑하니 비어 있는 매트

by skyvoice posted Jun 17,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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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피스.jpg

호스피스 병동의 의료진들은 언제나 아침 저녁으로 환우들을 찾아가 보고 또 보고 인사를 합니다. 회진을 할 때마다 '오늘은 계실까'하는 마음으로 합니다.

피부암으로 고생하시던 할머니가 개인사정으로 병실을 나가신 후 간호사들이 매트를 옮기고 정리를 하는 중이었습니다. 수건을 빨아서 매트를 닦고, 마대로 바닥을 닦고, 공기매트를 깔고, 시트까지 정리 그리고는 조심스럽게 환우들 옮기기...부산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러한 가운데도 환우들은 청각과 신경이 몹시 연약해져 있기 때문에 몹시 불편한 그들 모습에 신경이 쓰이고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한숨을 돌리고 이 방으로 인사, 저 방으로 인사를 하다가 휑하니 비어버린 매트를 봅니다.

'... 그 할머니가, 하늘나라로 가셨구나!'

앙상하고 조그마한 몸집, 숨 가빠하시던 호흡소리, 그 여린 몸에 얼음찜질을 요구하셔서 얼음 수건을 이마에 얹어주고 등을 쓰다듬어 드리고 다리를 주물러 드린 것이 할머니에게 해드린 마지막 봉사였습니다.

마지막 시간에 함께 하시던 노부부의 모습이 눈앞에 선합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할머니는 마지막 순간에 죽음을 인정하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편안히 가셨습니다. 위로가 되었습니다. 할아버지는 마음이 정리되면 호스피스 자원봉사 교육을 받고 마지막 남은 생을 헌신하겠다고 하셨답니다.

지난 주보다 더 연약해진 환우들의 모습, 뭐라고 할말이 없습니다. '안녕하세요'하는 인사는 금물입니다. 그분들은 절대 안녕하지 못하기 때문이죠.

"뭐 좀 드셨어요? 변은 좀 보셨나요? 밤에 잠은 좀 주무셨어요?"

이것이 말기 암 환자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의 인사입니다. 오늘도 병원에 있는 호스피스와 환우들이 생각이 납니다

-천사사랑-

 

굿모닝~!!!!
어제, 아니 오늘 새벽 1시 쯤 되어 잠이 들었다가 3시도 못 되어 잠이 깼습니다.

깼다 할지라도 자겠다 마음 먹으면 다시 잠드는 것이 정상인데 이렇게 잠이 다시 안오기는 기억에 없습니다. 내 몸을 내 맘대로 못하는 것이 서서히 늙어가는 증거가 아닌가 싶습니다. 나이가 들면 생각과 몸이 따로 놀게 되는데 이제는 그런 증상이 나타날 때가 되었나 봅니다

그러면서 한편 감사가 나옵니다.

연로해서 몸이 말을 안들으면 그러려니 하겠지만 나이는 많지 않은데 몸이 말을 안듣는 사람은 얼마나 안타까울까요?

정상의 사람은 불편한 사람의 상황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1989년 경 중학생 수련회를 인솔 했을 때, 식사 전에 성구 한 절씩 외워야 밥을 먹게 했습니다. 어느 학생이 이런 제보를 합니다. '아무개가 밥을 안 먹겠대요.' '?' '아무리 외우려 해도 외울 수가 없다고 걔가 울어요.' 아차 싶었습니다. 정상적인 사람은 10, 20번 외우려고 하다 보면 저절로 외워지는 것이지만 지적장애가 있는 사람은 그게 지독한 고문이라는 것을 생각 조차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즉각 중단시켰습니다.

모두가 내 수준이 될 수는 없습니다. 내가 할 수 있다고 남도 할 수 있는것은 아닙니다. 단계를 낮춰서 그 사람 입장이 되어 보는 것, 우리에겐 이것이 필요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