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역사 21(1).jpg 시카고역사 (21-2).jpg


<김 신, 김광정 교수>

 

이미 언급한 대로, 시카고는 인구가 백만 명이 넘었던1890년 인구조사떄부터 미국의 제2의 대도시 (the second city)가 되어 거의 백년간 그 위치를 고수하였다. 시카고시는1837년에 인구 3,820명으로 출발하여 1840년 인구조사에서는 인구 4,470명으로 나와 있는데,  50년 만에  인구 백만 명이 된 것이다. 여기에서 불현듯, 1836년 일리노이-미시간  운하 착공식에서 일리노이주 대법관 데오 스미스 (Theophilus Smith)가 한 말이 생각난다.

 

미독립선언서를 낭독한 후, 스미스는 시카고의 밝은 미래를 언급하면서 시카고는 앞으로  20년 후 인구 2, 50년 후에는  5만명의 대도시가 될 것이다라고 예견하였다이러한 그의 예상이 어처구니없이 허황되게 부풀려졌다고 생각한 어떤 이들이 장난삼아 물었다고 한다.

그럼, 백년 후에는?”   

백년 후? 시카고 인구는 십만 명이 될 걸!”

라고 하는 스미스의 대답에 대낮부터 술 마신 사람마냥 웬 실없는 농담이냐고, 관중들이 그가 올라서 연설하던 나무통을 발길로 걷어 찼다고 한다그런데, 백년이 아니라 오십년 만에, 인구가 십만이 아닌 백만명이 넘었던 것이다.  어디 그뿐이랴!    20년 후인 1910년 인구조사에서는 인구가 2백만이 넘고, 다시 20년 후 1930년에는 34십만이 된다. 그야말로, 눈이 핑핑 돌아갈 정도의 살인적인 인구 증가율이다.

 

이렇게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면, 급증한 인구가 원활히 생활할 수 있는 도시의 제반시설 (infrastructure)은 따라가지 못하고 뒤쳐지게 마련이다. 더구나, 이렇게 빠른 인구 증가는 미국 역사에 전무후무한 일이어서, 시카고는 아주 많은 문제들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 본보기도 없이 겪게 되었다한편으론, 1871년 시카고 대화재 이후에 생겨난 ‘I Will!’ (하면 한다)이 시카고의 모토 중에 하나라는 것을 기억하면 아무리 어려운 문제들이 생긴다 해도, 시행착오를 할지는 몰라도 그 때문에 주저앉을 시카고는 절대 아니었다라는 생각이 든다.

달리 말하면, 19세기 말, 20세기 초 시카고에 있었던 아주 많은 일들은 급증하는 인구를 수용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이해할 수가 있다는 말이다. 지난번 컬럼의  주제, 시카고 공위 생 운하(Chicago Sanitary and Ship Canal ) 도 그  중에 하나였다.  

 

인구가 급증하면 도시의 지역적 경계를 확장하는 것이 한 대책일 것이다. 시카고의 경우는 어땠을까? 1829년 톰슨도면에서, 미시간 호수에서 시작되는 시카고강 주위의 몇 블럭과 시카고강이 남북 지류로 갈라지는 지역 주위에 머물렀던 시카고시 경계선은  1837년에는 동쪽으로는미시간 호수에서 서쪽으로는 우드 (Wood Street)까지, 그리고, 북쪽으로 노스 (North Ave.)에서 남쪽으로 22가로 확장된다. 서류 상의 경계는 그러하였지만 실질적인 거주지역은 남쪽 16가 정도에 머물러 있었는데, 대화재 이후 다운타운에서 빈민층 거주지역을 불허하는 정책과 늘어나는 인구로 인해 거주지역이 특히 서쪽으로 많이 확장되어 시카고 시 경계도 넓어지게 된다. 그러다가, 1889년 주민투표에 의해 대대적인 합병 (annexation)이 이루어져 현재의 시카고 모습이 거의 이루어진다. 이때에, 하이드팍, 레익뷰, 제퍼슨 그리고 레익타운십이 독립 타운에서 시카고의 일부로 합병되어 시카고시 공식 경계선이 125마일 연장되었으며 인구도 22만명이 늘어난다. 이때에 합병을 거부한 대표적인  예가 에반스톤, 시세로, 어스틴 (Austin), 옥팍 등이다. 이중, 어스틴은 1899년 시카고에 합병된다. 시카고시의 지역적 확장은1956년 오헤어 공항으로 인한 것이 마지막이다.

 

여하튼, 시카고는 이렇게 지역적으로 확장하고, 확장된 지역에 대중교통수단인 전차를 대규모로 설치하고 운영하는데, 이 면에서 센세이셔날 했던 것은  1882 1월에 개통된 메디슨에서 21가 까지의 스테이트 스트릿 케이블 전차노선과1890년 운행이 시작된 12가에서 잭슨팍까지의 고가레일 (elevated rail) 위의 스팀 전차이다. 케이블 전차는 평균 9내지 12 마일의 속도로 운행하였고, 스팀 전차의 운행 속도는 시속 15마일이었다고 한다.

 

흥미로운 점은, 처음부터 시카고의 모든 전차 노선이 다운타운을 돌아나오게 계획되었다는 것이다. 다운타운 경제 부흥을  우선 순위에 두었다는 말인데, 과연, 초창기부터 비지네스가 최우선이었던 시카고답다는 생각이 든다. 뒤집어 표현하면, 아무리 지역적으로 퍼졌다고 하나 시카고 정치, 경제 모든 파워의 중심은 다운타운, 그것도 전차 노선이 돌아나오는 Loop주위에 있었다는 말이 된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시카고의 모든 것은 Loop으로!’ 된 것이다. 그리하여, 시카고 대화재 2차 복구가 시작되는 1880년부터 시카고 다운타운은 일상화 되어버린 엄청난 양의 교통량으로 심각한 교통체증 (traffic jam)을 겪게 된다. 물론, 어느정도 예상은 하였다고 하지만 급증하는 인구와 함께 너무 빨리 크게 일어나서, 시카고 다운타운의 교통체증은 유명세를 타고 악명(?)을 드높이게 된다.

 

심각한 교통체증은 모든 이들에게 손해를 입히는데, 특히 물품을 제 때에 배달받아 판매해야 하는 사업체들로서는 경제적 손실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그리하여, 생겨난 것이 다운타운의 지하 42피트에 세워진 물품운송 터널이다.  1899년 전화 케이블을 위한 터널로 허락받았는데, 시카고시가 맨홀을 만드는 것을 불허하자 술집 지하실에서 밤중에 몰래 파기 시작했다는 믿기 힘든 일화도 있다. 1903년 지상에서의 물품 운송난에 대한 대책으로 간주되면서 물품과 메일 (mail) 운송 터널로 바뀌게 된다. 1914년이 되면, 평균 높이7피트 넓이 6피트 길이 60마일의 터널이 다운타운 이곳 저곳의 사업체와 다운타운 외곽 4곳에 설치된 depot를 연결하게 된다이 터널은 하루에 5,000개의 트럭이 배달할 수 있는 물품을 운송하였다고 하는데, 물품이나 메일 뿐만 아니라, 다운타운의 건축 잔해 (debris)들도 도시 밖으로 내보내는 역할을 하였다고 한다

 

이 터널을 운영하는 사업체에서 항상 화씨55도를 유지하는 지하 터널의 공기를 지상의 건물들에게 여름에는 냉방용으로, 겨울에는 난방용으로 팔았다고 한다. 1992 4월 시카고 다운타운을 한동안 마비시켰던 시카고 홍수 (Chicago Flood)의 근원지가  바로 이 터널이기도 하다.     

 

<사진 설명>

1. 1890년대 말의 시카고 다운타운의 교통 체증

2. 마샬 필드 지하의 터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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